라오스 댐 붕괴 원인 공방 '2라운드'..."人災 Vs 비과학적 조사”

입력 2019-05-2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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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붕괴 사고로 인한 피해 현장(연합뉴스)
▲지난해 7월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붕괴 사고로 인한 피해 현장(연합뉴스)

지난해 7월 라오스에서 발생한 수력발전소 보조댐 붕괴사고가 적절한 조처만 있었으면 막을 수 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시공을 맡았던 SK건설은 조사 결과에 과학적, 공학적 근거가 빠져 있다며 맞섰다.

라오스뉴스통신(KPL)에 따르면 라오스 국가 조사위원회는 28일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붕괴사고에 대한 독립전문가위원회(IEP)의 조사결과, 사고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IEP는 지난해 7월 23일 사고가 발생하기 전 며칠간 집중 호우가 내렸지만 붕괴 시작 시점에 댐 수위가 최고 가동 수위에 도달하지 않은 점을 들어 이 같은 결론을 뒷받침했다. 적색토로 쌓은 보조댐에 미세한 관들이 존재하면서 누수로 인한 침식이 나타났고, 기초토양이 물러진 것이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IEP는 또 댐에 물을 채우는 과정에 이 같은 현상이 최상부에서도 발생해 전체 붕괴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사망자 40명, 실종자 66명, 이재민 6000여 명이 발생한 참사가 인재라고 지적했다. IEP는 이번 댐 사고에 대해 “적절한 조처로 막을 수 있었던 붕괴사고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SK건설은 “과학적, 공학적 근거가 결여돼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는 입장을 밝혔다.

SK건설은 조사 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문을 통해 “IEP가 자체적으로 자신들이 지정한 위치, 방법론, 제3의 분석기관을 통해 토질 분석을 했다”며 “최종 데이터를 적용한 결과 파이핑 현상(관 발생)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IEP가 주장한 누수에 의한 원호 파괴가 발생한 것이라면, 사고 전 보조댐 하단부에 대량의 토사 유출이 목격돼야 했는데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라오스 정부 요청으로 초기부터 참관인으로 참여한 한국정부조사단과 사고원인 조사를 수행한 세계 유수의 엔지니어링 업체들도 모두 IEP의 사고원인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한국정부 조사단의 경우 IEP가 파이핑 현상을 사고원인으로 판단하려면 세계대댐회의 지침인 ‘Bulletin 164’를 통해야 하는데, 해당 규정을 적용하지 않은 점을 문제로 꼽았다.

SK건설은 “해당 기관들은 현재까지는 명확한 사고 원인을 단정하기가 어렵거나, IEP와는 다르게 과거 화산활동 등 오랜 세월을 통한 지형 형성과정과 보조댐 하류에서 발생했던 산사태 흔적 등에 주목해 대규모 평면파괴(Land Sliding)를 사고 원인으로 제시했다”며 “이렇듯 전문기관마다 의견이 다른 상황에서, 향후 명확한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라오스 정부의 원인 조사 및 검증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로 진행될 수 있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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