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법원, 유람선 추돌 크루즈 선장 구속... 정부, 장례절차 진행

입력 2019-06-02 13:57 수정 2019-06-0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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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탄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를 추돌하는 사고를 낸 유람선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64)이 구속됐다.

1일(현지시각) 헝가리 법원은 이날 부주의와 태만으로 중대한 인명 사고를 낸 혐의로 경찰과 검찰이 선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유리.C로 알려진 바이킹 시긴 호 선장은 지난달 29일 밤 사고 직후 경찰에 구금돼 조사를 받았다.

헝가리 경찰은 인적, 물적 증거를 근거로 부주의와 태만에 의한 인명 사고 혐의가 충분히 인정된다며 사고 이튿날 영장을 신청했다. 선장의 변호인은 수사 당국이 선장을 구금하자 그가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고 범죄가 될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법원은 구속 결정을 내렸다. 선장의 구속 기간은 최고 한 달이고, 구속을 피하려면 보석금 1,500만 포린트(한화 약 6,150만 원)을 내야 한다. 보석으로 풀려나 추가 조사를 받더라도 재판 기간에는 부다페스트를 벗어날 수 없다. 추적장치도 착용해야 한다.

검찰이 보석 조건에 이의를 제기해 이 부분은 다음 주 중 법원에서 다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 선장은 계속 구금 상태로 지내야 한다.

변호인은 “선장은 지금 사고 후 매우 불안한 상태이고 피해자 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에서 침몰한 허블레아니호가 추돌 사고를 당할 때 모습이 찍힌 추가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바이킹 시긴호가 추돌 직후 후진했다가 다시 앞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담겼다. 선장과 승무원들이 추돌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커 보이는 부분이다. 그동안 바이킹 시긴호는 사고가 발생한 후 그대로 직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30일 경찰이 공개한 영상은 추돌 사고를 낸 바이킹 시긴호가 허블레아니호를 지나가면서 모습이 가려져 허블레아니호의 상태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번 영상에는 바이킹 시긴호와 추돌한 허블레아니호의 선미가 오른쪽으로 꺾이는 장면이 보인다.

한편 정부는 여행사와 협조해 헝가리 사고 유가족의 의견을 듣고 장례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태호 외교부 제2차관은 “한국 시각으로 어제저녁 가족들이 사망자 시신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차관은 헝가리 경찰청장이 전날 피해자 가족들에게 사고 경과와 구조 상황 등을 설명했으며 헝가리 당국이 관련 동향을 가족들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며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공개일정 없이 청와대 경내에 머무르며 헝가리 사고 현황 등을 수시로 보고받을 예정이다. 밀로스 제만 체코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왔다. 체코는 헝가리와 인접해 있는 국가들과 함께 실종자 수색과 구조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다뉴브 강에서 바이킹 시긴호에 추돌당해 침몰한 허블레아니호에는 관광객 30명과 인솔자 및 가이드 등 한국인 33명이 탑승해 있었다. 이 중 7명이 숨졌고, 19명은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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