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일(현지시간) 지난해 세계에서 신설된 신재생에너지 투자펀드 규모는 427억 달러(약 51조 원) 달러로, 전년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며 화력 발전 등 화석연료에 투자하는 펀드(130억 달러)를 큰 차이로 역전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을 포함한 대체 에너지 투자 총액은 3040억 달러로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펀드는 활발한 투자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난해 대체 에너지 조달금 전체의 14%를 조성했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지난 3월 미국의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시설 10개소에 9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KKR은 몇 년 전부터 대체 에너지 투자에 주력해 왔다. KKR이 이번에 투자한 발전소를 규모로 따지면 400만kWH(킬로와트)에 달한다. 이는 평균 100만kWH의 전력을 생산하는 원자력 발전소 4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신문은 태양광발전 등의 프로젝트로 생산한 잉여 전력을 전력 회사에 팔아 수입을 올릴 수 있다며 대체 에너지 펀드에 자금이 모이는 것은 이런 ‘돈 냄새’를 맡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최근 기술 혁신이 일어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비용 절감 효과가 큰 것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 매력을 끌어올렸다. 국제 컨설팅업체 라자르(Lazard)는 1kWh(킬로와트시)당 태양광 및 풍력 발전 비용이 약 5엔(약 55원)으로, 가스(약 6엔)나 석탄(약 11엔)에 비해 저렴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화력 발전소는 채산성이 악화하면서 투자 매력이 줄어드는 추세다. 일부 선진국에서 석유, 석탄 등 화석에너지 사용량에 따라 부과되는 탄소세가 도입됐고, 독일과 스페인은 화력 발전소 가동을 억제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미국에서는 석탄 발전소의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폐쇄하는 곳까지 잇따르고 있다.
상대적으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적었던 신흥국도 변화의 경계에 서 있다. 대기 오염으로 골머리를 앓으면서 신재생에너지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중국은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신규 도입량의 44%를 차지해 세계 1위를 기록했고, 인도 역시 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컴퍼니는 2030년까지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의 신재생에너지 투자펀드 규모가 6000억 달러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IEA는 세계 신재생에너지 보급 전망을 매년 상향 조정하고 있다. IEA는 최근 오는 2030년께 세계 전력 공급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36%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