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용 건조기·공청기…생활가전 ‘1코노미’ 전성시대

입력 2019-06-0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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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전체의 30% 육박…초미니 건조기 벽에 걸고 공청기 ‘손에 쏙’

“공기청정기 크기가 500㎖ 생수병 만해요”, “건조기인지, 전자레인지인지 구분이 안가요”, “소형차로도 이사가 가능하대요.”

급증하는 1인 가구 ‘나홀로족’이 주요 소비층으로 급부상하면서, 기존 제품들의 패러다임까지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무조건 ‘큰 제품’이 ‘좋은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면 이제는 보다 ‘슬림’하고 ‘간소화’된 제품이 넘쳐나고 있다.

최근 혼인비율은 물론 출산비율까지 급속도로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1인가구가 많아짐에 따라 현재 우리나라 일코노미(1인+이코노미 합성 신조어) 가구는 전체의 30%에 육박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에만 해도 1인 가구 수는 222만으로 전체 가구 비중의 15%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다인 가구수를 앞지르고, 2025년에는 전체 3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출생률도 급감하고 있다. 3월 출생아는 2만7100명으로 작년 3월보다 2900명(9.7%) 감소했다. 1981년 월별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적은 수치로 3월 출생아가 3만 명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가장 신속하게 반응하며, 발빠르게 맞춤형 제품을 내놓은 곳은 생활가전 제조업체들이다. 과거에는 혼수마케팅, 임신·출산·육아 마케팅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일코노미를 내세운 신개념 판매 전략들을 내놓고 있다.

식구가 줄어들자 밥솥 크기를 줄였고, 한동안 거대화 열풍이 거셌던 냉장고, 세탁기도 슬림화하고 있다. 벽에 걸 수 있는 초소형 세탁기는 물론 전자레인지와 구분이 힘들 정도로 작은 건조기도 내놨다.

대우전자는 지난해 9월 국내에 처음으로 1인 가구를 겨냥해 용량 3㎏에 불과한 건조기 ‘미니’를 선보였다. 용량은 기존 대용량(14㎏) 건조기 대비 5분의 1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이마트와 협업해 딱 1인분을 위한 소형 냉장고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4인 이하 소형 가구에 최적화된 슬림한 식기세척기를 내놨다. 크기는 작지만 대형 제품 못지않은 기능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손으로 설거지할 때보다 물 사용량을 6분의1로 줄일 수 있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를 겨냥한 ‘맞춤형 제품들도 출시돼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LG전자는 3월 생수 한 병과 비슷한 530g 크기인 휴대용 공기청정기 ‘퓨리케어 미니’를 출시했다. 하루 판매량이 많을 때는 2000대에 육박한다.

다이슨 역시 개인용 공기청정기 ‘퓨어쿨 미’ 출시했다. 이 제품은 머리카락보다 300배 더 가느다란 크기의 입자까지 걸러주며 우리나라 판매량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아울러 일코노미는 가족의 형태 변화에 가장 둔감한 자동차 시장 트렌드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혼자 지출해야 하는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공유경제가 부각,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카셰어링 회사 쏘카는 짐이 많지 않은 1인 가구의 이사를 돕긴 위한 서비스까지 내놓은 상태다.

업계 전문가는 “현재 1인가구는 레드오션 속 블루오션인 퍼플오션으로 주목 받고 있다”면서 “비혼, 미혼, 저출산 등으로 1인가구는 더욱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일코노미 마케팅은 지속적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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