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맥주 가격, 수입 맥주와 같아진다…50여 년 만에 주세 개편 추진

입력 2019-06-03 15:00 수정 2019-06-0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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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조만간 주세 개편안 발표

▲마트에 수입맥주들이 진열돼 있다.(연합뉴스)
▲마트에 수입맥주들이 진열돼 있다.(연합뉴스)
국내 맥주 가격이 수입 맥주와 같아진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酒)세 개편을 1967년 이후 50여 년 만에 추진한다.

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주류 과세 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에서 홍범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은 맥주를 종량세로 전환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주류 과세 체계의 개편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우선 1967년부터 종가세인 맥주를 종량세로 전환하는 대신 현행 주세 부담 수준인 840.62원/ℓ을 적용하는 방안이다. 종가세는 출고가를, 종량세는 용량이나 알코올 도수를 기준으로 한다.

현재 국내 생산 맥주의 출고가는 생산 비용에 판매관리비와 적정 이윤을 포함한 반면, 수입 맥주의 신고가는 수입 신고가에 관세를 포함한 가격으로 일반적으로 국내 생산 맥주 출고가보다 낮다. 주세납부세액으로만 보면 국내맥주는 856.00원/ℓ이고 수입맥주는 764.52원/ℓ으로 91.48원/ℓ 정도 국내 맥주가 비싸다.

종량제로 전환하면 국내 맥주와 수입 맥주에 동일한 제세금이 부과돼 실효세부담의 역차별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수제 맥주의 세부담도 감소할 전망이다.

국내 맥주는 주세 납부액이 1.80% 감소하고 세부담(제세금)이 1.64% 정도 감소된다. 수입 맥주는 고가 수입맥주의 세부담은 하락하고 저가 수입맥주의 세부담은 증가한다.

다만 개별 브랜드 간 경쟁, 대형마트와 편의점 간 경쟁, 4캔에 만원으로 판매되고 있는 조합 내 맥주 간 가격 변동 요인 상쇄 등에 따라 현재의 4캔에 만원 기조는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종량세로 전환하는 경우 생맥주의 경우 최종 소비자 부담이 크게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경감해 가격 인상 가능성을 일부 상쇄시키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탁주(막걸리)는 현행 주세 납부세액 수준인 40.44원/ℓ으로 종량세를 적용하면 큰 부담이 없다고 밝혔다.

소주(증류주류)는 희석식 소주의 주세 납부세액인 947.52원/ℓ을 기준으로 21도 이하는 947.52원/ℓ, 21도를 초과할 경우 1도 1리터당 45.12원을 적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렇게 하면 희석식 소주는 세부담 변동이 없고 나머지 주종의 경우 세부담이 모두 감소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주세 개편에 대해서는 우선 맥주만 종량제로 전환하는 방안, 맥주와 탁주를 전환하는 방안, 당분간은 일부 주종(맥주와 탁주)에 대해서만 우선 종량세로 전환ㆍ시행하고 나머지 주종은 종량세로 전환하되 그 시행시기를 유예하는 방안을 내놨다.

아울러 보고서는 향후 중장기적으로 주세체계 개편은 고도주·고세율 원칙이 지켜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수십 년간 유지돼 온 세제에 의해 주종별 세부담이 익숙해진 상황에서 새로운 체계로 바꾸기 위해서는 주종에 따라 다소 세부담이 증가하는 것을 용인하고 고가 수입제품의 세부담이 다소 줄어드는 것도 용인해야 고도주·고세율의 원칙을 준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공청회 등을 토대로 조만간 주세 개편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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