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1000억 달러 규모 제2의 비전펀드 조성 난항…투자자들 ‘시큰둥’

입력 2019-06-0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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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PIF 등 글로벌 메이저 기관투자자, 투자 제한 또는 참가하지 않기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1월 5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1월 5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제2의 비전펀드를 조성하려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야심이 커다란 벽에 부딪혔다.

글로벌 메이저 기관투자자들이 기술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또 다른 1000억 달러(약 118조 원) 규모 비전펀드 계획에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고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펀드 조성을 위해 세계 유수의 기관투자자들에게 예비 접촉을 해왔다. 그러나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투자자 중 일부는 투자를 제한적으로 하거나 아예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여기에는 캐나다 연금계획투자위원회(CPPIB)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가 포함됐다. 특히 PIF는 첫 번째 비전펀드 조성액의 절반에 달하는 450억 달러(약 53조 원)를 투자했는데 이번에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이들 대형 기관투자자 대부분은 발전 후기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하는 프로그램을 이미 구축했다”며 “다른 기관(소프트뱅크)에 수수료를 낼 만한 장점을 더는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하이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지식이 적은 투자자 일부가 비전펀드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며 “여전히 투자자들은 투명성과 지배구조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전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손정의 회장 한 사람의 통찰력에만 의지하는 도박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WSJ는 부연 설명했다.

소프트뱅크는 기존 비전펀드 지배구조와 투자 프로세스를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자 분기 보고 등 정보 공개를 확대해왔다. 소프트뱅크 대변인은 “대형 투자자들이 두 번째 비전펀드에 냉담하다는 견해는 오해를 초래하는 것은 물론 부정확하다”고 반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캔터피츠제럴드가 소프트뱅크의 기금 조성을 돕고 있다. 캔터는 최근 자사가 운용하는 피더펀드(Feeder Fund·자금을 다른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 참여를 조건으로 5000만 달러 또는 그 미만 출연을 원하는 투자자와 접촉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소규모 자금모집을 반대해 결국 계획이 취소됐다.

첫 번째 비전펀드는 10여 개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투자로 이뤄졌다. 일반적으로 소규모 자금모집은 펀드를 조성하는 기업들에는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되고 있다.

캔터 측은 이와 관련해 투자자들로부터 거액을 모집하는 프로세스가 막 시작됐다고 해명했다. 채권 중개업체로 유명한 캔터는 골드만삭스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수준의 네트워크를 지니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안슈 제인 캔터 사장은 도이체방크 CEO를 역임했으며 현 비전펀드 책임자인 라지브 미스라는 그의 친구이자 오른팔이었다. 캔터는 제인 사장과 하워드 루트닉 CEO의 인맥을 활용해 투자자를 찾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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