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내 반독점 조사 권한을 공유한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이들 4개사가 경쟁을 저해하는지 철저히 조사하고자 업무를 분담했으며 의회도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주 WSJ는 법무부가 구글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더 나아가 미국 규제당국이 실리콘밸리 대기업들에 대한 전면적이고 폭 넓은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는 구체적인 소식이 흘러나왔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법무부와 FTC는 각각 GAFA 중 2곳을 맡아서 반독점 조사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법무부가 구글과 애플을, FTC는 페이스북과 아마존을 각각 담당하게 된다. 소식통들은 특히 구글과 페이스북이 우선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FTC는 이미 1년 전부터 페이스북의 사용자 정보 취급과 관련해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조사를 진행해왔다. 다만 이는 페이스북이 디지털 분야에서 경쟁을 저해했는지를 확인하는 반독점 관점에서의 조사는 아니었다. FTC가 이 관점에서 정식으로 조사할 권한을 얻었다는 사실은 페이스북을 더욱 엄격하고 면밀히 살펴볼 자세를 보인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FTC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을 다룬 경험이 있다. FTC는 일반적으로 소매업계에서의 반독점 이슈를 감독한다. FTC는 지난 2017년 아마존의 프리미엄 유기농 식료품 체인 홀푸드마켓 인수를 승인했다.
한편 법무부는 애플과 마찰을 빚은 역사가 있다. 법무부는 과거 전자책 부문에서의 담합 혐의로 애플을 제소해 애플이 소비자들에게 4억 달러(약 4718억 원)를 지불해야 했다. 또 법무부는 2010년 애플과 구글, 기타 IT 대기업들의 인재 영입 전쟁에 개입해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하원 법사위원회도 이날 성명에서 “여야가 공동으로 ‘디지털 시장에서의 경쟁 환경’에 대한 자체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며 “이들 기업이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를 하는지 현재의 반독점법과 경쟁 정책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등을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GAFA는 더 많은 정보 공개 요구와 청문회 등에 직면하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정부 부처의 업무분장이 즉각적인 조사 착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 4개사는 그 어느 때보다 폭 넓고 강도가 센 정부의 조사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가 GAFA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소식에 이들 기업 주가는 요동쳤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6.1% 급락했다. 페이스북은 7.5% 빠졌으며 장중 한때 9.3% 폭락해 지난 1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아마존 주가가 4.6%, 애플이 1.0% 각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