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구매한도 상향 논의...업계 “환영...내수 소비 촉진에 효과적”

입력 2019-06-04 17:56 수정 2019-06-0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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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개장식(이투데이 DB)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개장식(이투데이 DB)

정부가 면세점 구매 한도 상향 계획을 발표하자 면세점 업계는 “바라던 대로”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간 면세점 업계는 업계 활성화 측면에서 구매 한도 상향을 요구했으나 2006년 이후 상향된 적이 없다.

기획재정부는 4일 현행 3600달러(약 425만 원)인 면세점 구매 한도를 상향 검토한다고 밝혔다. 현재 해외 여행객은 출국장(시내면세점 포함) 면세점에서 3000달러, 입국장 면세점에서 600달러까지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 술 1병(1ℓ, 400달러 이하), 향수 60㎖는 별도로 추가 구매 가능하다. 기획재정부는 국민소득 증가,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해 면세점 구매한도 상향 필요성과 추진 방향을 검토한 뒤 이달 말 상향 조정 폭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면세점은 시내에 26곳, 출국장 29곳, 입국장 2곳 등 모두 62곳이다. 내국인에 대한 출국장 면세점 구매 한도는 해외 제품에 대한 과도한 소비를 제한하기 위해 1979년 500달러로 도입된 후 1985년 1000달러, 1995년 2000달러, 2006년 3000달러로 상향됐다. 입국장 면세 구매 한도는 지난달 31일 인천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이 생기며 신설됐다.

구매 한도 상향 조정에 대해 면세 업계는 업계 활성화가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면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이 내수 활성화 차원에서 도입됐는데 사실 내수 활성화, 면세점 이용 활성화를 위해서는 면세점을 늘리는 것보다 구매 한도를 늘리는 것이 훨씬 실질적이고 효과적”이라며 “그간 업계가 구매 한도를 늘려달라고 지속해서 요구해왔고 이제서야 반영됐다. 이번 정부 방침을 전적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면세 업계 관계자 역시 “해외여행이 보편화되기 전에는 조세 형평성 원칙 등으로 면세점 구매 한도를 늘리기 어려웠지만, 해외여행객 3000만명 시대에 입국장 면세점이 도입됐고 그에 맞춰 구매 한도가 늘어나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 내수 소비 촉진은 물론 업계 활성화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해외 여행자의 면세 한도도 600달러에서 추가 상향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면세 한도를 2014년 9월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현재 해외여행자의 면세 한도는 600달러와 술 1병(1ℓ, 400달러 이하), 향수 60㎖, 담배 1보루까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해외 여행자의 면세 한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편이어서 해외에서 물건을 구매한 뒤 신고하지 않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런 관행을 개선하는 측면에서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면세 한도는 일본 20만 엔(205만 원), 미국 800달러(95만 원), 중국 5000위안(86만 원), 호주 900달러(75만 원) 등으로 한국 600달러(70만 원)보다 높다. 이 관계자는 이어 “2014년 면세한도가 600달러로 상향 조정됐을 때 상향된 금액이 200달러였기 때문에 면세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며 “이번에도 조정 폭이 크지 않으면 눈에 띄는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구매 한도, 면세 한도 상향 조정이 면세점 업계 전체 매출을 끌어올릴 만큼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긴 하겠지만, 면세점 매출의 80% 이상이 외국인 관광객에서 나오는 만큼 면세 업계 매출을 움직일만한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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