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 셧다운’에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대안없어”…업계 10조 손실 우려

입력 2019-06-04 16:53 수정 2019-06-0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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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서는 전 세계적으로 대안이 없습니다.”

쇳물을 만드는 고로(용광로)의 오염물질 배출 논란으로 ‘조업정지 10일’ 처분을 받은 현대제철 안동일 대표이사(사장)가 내비친 답답한 심정이다.

안 사장은 4일 ‘제20회 철의날’ 행사가 열린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계철강협회 등과 대체 기술 개발 등 대안을 물색하겠지만, 현재는 개선 방법이 없어 고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30일 충남도로부터 당진제철소 2고로에 대한 ‘조업정지 10일’ 처분을 받았으며, 포스코 역시 경북도와 전남도로부터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고로 각각 1기에 대해 사전 통지를 받고, 청문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앞서 환경단체들이 포스코, 현대제철 고로에서 폭발 위험이 생기면 자동으로 열리는 안전밸브인 ‘브리더’를 통해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한다고 문제제기를 한 탓으로, 현대제철이 가장 먼저 매를 맞은 것이다.

고로는 한 두달에 한 번 안전사고 예방 차원에서 내부를 정비해야 한다. 이 때 열풍 주입을 중단하고 수증기를 주입하는데, 압력상승으로 인한 폭발 등에 대비해 브리더를 최대 1시간 가량 열어놓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일산화탄소와 이산화질소 등 대기 오염물질이 배출된다는 게 환경단체 주장이다.

이에 철강업계 관계자는 “브리더 오픈 1시간 가량 배출되는 일산화탄소, 일산화질소, 분진 등의 양은 미미하다”라고 주장하지만, 환경단체는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의 이런 조치가 철강업계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은 특별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전 세계 철강사들이 비슷한 절차로 안전 밸브를 열고 있으며, 정비과정이나 안전 문제 우려 시 브리더를 개방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100년이 넘는 세계 고로 역사를 가진 유럽과 일본, 중국 등 다른 나라 제철소들도 모두 동일한 방식을 적용한다.

결과적으로 국내에 있는 현대체철(3개), 포스코(9개)의 12개의 고로가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정지 처분에서 모두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전 고로가 정지 명령을 받을 경우 최소 10조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연간 400만톤의 쇳물을 생산하는 현대제철 2고로가 100일 가량 멈출 경우 톤당 열연 유통가격(74만원)을 감안하면 매출 손실만 약 814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각각 연간 생산량 400만톤의 현대제철 1, 3 고로에 총 3400만톤의 쇳물을 생산하는 포스코의 9개 고로까지 모조리 멈출 경우 10조 원에 육박하는 피해금액이 산출된다.

쇳물 생산을 위해 1년 내내 내부 온도를 1500도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는 고로는 5일만 가동되지 않아도 쇳물이 굳어버리는데, 복구하기까지는 최소 3개월에서 최대 6개월가량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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