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말랐다’는 상장사…3곳 중 1곳 ‘돈맥경화’

입력 2019-06-0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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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코스피 상장사 611곳 현금흐름’ 분석…두산·DGB 등 3년 연속 적자, 삼성 등 안정적 ‘양극화 심화’

코스피 상장사 3곳 중 1곳이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기업들은 안정적 흐름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스피 상장사 611곳 중 212곳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적자를 기록했다. 현금흐름은 기업의 현금 유입과 유출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현금 유출이 유입보다 많으면, 이익을 봤더라도 유동성 리스크로 부도가 날 확률이 높다.

상장사들의 ‘돈맥경화’는 최근 3년간 이어졌다. 2017년 221곳, 지난해 220곳, 올해 212곳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두산, DGB금융지주, 하이트진로, 현대로템, 두산건설, 영원무역, 태평양물산, 한미약품, 동방아그로, 기업은행, 풀무원, STX중공업 등 81개사는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별로는 올해 1분기 기준 우리금융지주(-1조4242억 원), 한화(-1조245억 원), 두산(-7872억 원), 두산중공업(-6567억 원), 현대제철(-4327억 원), 대우건설(-3324억 원), 롯데지주(-2643억 원), 기아차(-1728억 원)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둔화와 수출감소 등 비우호적 경제환경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4%로 역행했다. 특히 수출입과 설비투자가 크게 감소하면서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36.8% 줄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현금이 빠져나가는 게 위험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토대로 어디에서 현금이 빠져나가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견조한 현금흐름을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삼성전자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유입이 5조2443억 원으로 지난해(15조6164억 원)보다 3배 가까이 줄었지만 여전히 가장 많았다. SK하이닉스(2조6308억 원), 한국전력(2조3398억 원), 포스코(1조3905억 원), SK텔레콤(9687억 원), 현대차(9350억 원), CJ(75450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계와 마찬가지로 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기업들 역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올해 현금성 자산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현금흐름에서 적자를 보인 기업이 많다는 것은 방치되고 있는 기업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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