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연준이 연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시카고에서 열린 통화정책 콘퍼런스 연설에서 글로벌 무역전쟁을 언급하며 “이 문제가 언제, 어떻게 해결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미국 경제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 탄탄한 고용시장, 목표치 2% 안팎의 인플레이션과 함께 경기 확장 국면이 유지되도록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필요하다면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이라고 통신은 평가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도 파월 의장의 메시지를 뒷받침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파월 의장의 연설 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융 당국은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을 달성할 뿐 아니라 유지하는 정책을 실시할 방침이며, 우리는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당국은 금융 시장의 움직임에 구속받을 이유가 없다”고 한 다음,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길어지면 심각하게 받아들이겠지만, 현재 강한 우려의 신호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
통신은 미중 간 무역 마찰이 고조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랜트손튼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은 여전히 좋은 경제 성장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길 원하고 있지만 필요하다면 금리를 인하할 의지를 보였다”며 “금리 인하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 금리를 동결한 연준은 그동안 금리 결정에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연준 고위 관계자들 입에서 연이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
전날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미·중 무역 전쟁 격화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조기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 수준에 접근하는 것을 돕고 예상보다 급격한 경기 둔화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을 제공하는 측면에서 조만간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90% 반영하고 있다. 12월 FOMC에서 금리인하가 단행될 확률도 80%를 웃돌면서 연말까지 최소한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번 달 FOMC는 18~19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