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정운수 거래소 코스닥본부장 “코스닥은 성공한 신시장…혁신기업 상장 힘 쏟을 것”

입력 2019-06-06 17:14 수정 2019-06-0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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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1개사 기술특례 상장 최대 성과…혁신성장 주역 유니콘 기업은 아직 성과 못내 아쉬움

▲정운수 코스닥본부장이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정운수 코스닥본부장이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코스닥은 미국 나스닥에 이어 가장 성공한 신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기업의 개별 이슈가 시장 전체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편견을 키웠다. 하지만 최근엔 상장제도를 개선하는 등 시장 활성화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시장은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코스닥 IPO 활성화 ‘성과’… “혁신기업 자금 조달 지원 주력” =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며 시장 살리기에 나선 지 1년여가 지났다. 시장의 평가는 아직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코스닥 활성화 대책이 시행된 지난해 신규 상장기업 수는 3년 만에 100개사를 넘었으며 기술특례상장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혁신성장을 위한 모험자본 공급의 저변을 확대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지만 분명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3일 서울 한국거래소에서 만난 정운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작년 초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통해 성장트랙 다양화, 시장 친화적인 상장 프로세스 등 상장제도를 개선하고 우량기업 상장유치를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특히 성장성, 사업모델, 기술특례 등이 활성화된 부분은 주요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무려 21개사가 상장한 것은 최대 성과로 꼽힌다. 이 중 셀리버리는 성장성 특례로 상장했고 이익 미실현 기업인 카페24도 상장에 성공하며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정 본부장은 “과거 외국기업 상장이나 기술평가 상장특례 등 새로운 상장트랙이 시장에서 작동하기까지 최소 3년의 시장 적응기가 필요했다”면서 “현재 다양한 혁신기업의 상장이 증가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거래소는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 등에 나서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그는 “혁신성장의 주역인 유니콘 기업의 상장을 위해 열심히 뛰었지만 아직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점은 부족했던 부분”이라며 “앞으로 혁신기업의 코스닥을 통한 성장자금 조달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바이오·4차 산업 상장 확대… 해외기업 공략도 ‘적극’ = 정부와 거래소는 올해도 혁신기업 지원을 위해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바이오·4차 산업 분야 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가속하기 위해 상장 진입 규제 완화 등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들 기업의 지속 가능한 수익성과 성장성 등에 회의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코스닥 시장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정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2014년 상장된 아스트는 특례상장을 통해 상장한 뒤 2018년 우량기업부에 편입되는 등 성공 사례로 꼽힌다”며 “또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기술특례로 상장한 70개사 중 상장폐지된 사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스닥은 기술력 있고, 성공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주된 역할”이라며 “그 과정에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기업도 있겠지만 큰 그림에서 보면 해당 업종의 기업들이 국가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재도약을 이끌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바이오, 4차 산업 관련 기업이라고 해서 모두 상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옥석 가리기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기업정보 확대 및 상장기업의 공시 건전성 제고 등을 통해 투자자 보호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기업의 다양성과 개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우량 기업도 적극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거래소는 지난달 13~17일 베트남 호찌민과 하노이 등 주요 도시에서 로드쇼를 진행했다.

정 본부장은 “국내 기업 현지 자회사의 독립적인 자금조달에 대한 고민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의미 있는 행사였다”며 “내년 중 베트남 상장기업 1호 탄생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장 제대로 알리겠다” … 정부 지원 필요 = 코넥스 시장 활성화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올 초 코넥스 시장 활성화 방안 발표 이후 혁신기업 지원과 자금회수시장으로서의 역할 강화를 위해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이행 중이다.

다만 코넥스 시장 활성화 대책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일부는 개정 진행 중임에 따라 즉각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기본예탁금 인하 이후 1개월의 일평균 활동계좌수가 개정 이전 1개월보다 약 6%가량 증가하는 등 일부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 개선된 제도가 잘 정착해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사항에 대한 홍보 및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코스닥은 자본시장에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시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코스닥 시장에 대한 평가는 박하다.

정 본부장은 “코스닥 시장을 제대로 알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개인투자자들은 물론 안정적 투자수요 확보와 기업 성장 지원을 위해 기관·외국인 투자 확대를 적극 유인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본부장은 “기관 및 외국인의 장기·안정적 투자수요 확대를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며 “최근에는 해외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 국내 자산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코스닥시장 홍보(Buy Kosdaq)’ 활동도 펼쳤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연기금의 기금운용 벤치마크로 KRX 300 등 코스닥 관련 지수 활용 지속 건의하고 있으며 올해 시행된 연기금 코스닥 차익거래 면세제도를 적극 홍보해 연기금이 코스닥 시장에서도 차익거래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작년 기준 코스닥 시장 상장주식회전율은 537.9%로 코스피 시장(203.3%) 대비 2.6배가량 높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투자자들이 개별 기업에 대한 분석을 소홀히 하고 테마주에 편승하거나 풍문 등에 의존해 매매하는 투자 행태를 보이며 코스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스닥은 혁신성장 기업들의 성장과 함께 커가는 시장이기 때문에 앞으로 지금보다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투자자도 긴 호흡으로 코스닥 시장의 발전을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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