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IR’ 마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증권사 M&A 고삐 죈다

입력 2019-06-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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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진용 못 갖춰 아쉬움...해외 투자자, 긍정 평가·규제 우려 공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지주사 출범 후 첫 해외 기업설명회(IR)를 다녀온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해외 투자자들은 우리금융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함께 관치금융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 회장은 최근 IR를 마치고 돌아온 뒤 최근 임원들에게 “해외 투자자들의 우리은행에 대한 평가는 좋다”면서도 “아직 지주회사로서의 진용을 갖추지 못한 부분이 좀 아쉽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지난달 19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도쿄, 홍콩에서 해외 IR를 진행했다. 이번 IR 일정 동안 그는 국부펀드,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 연기금 해외투자자를 만났다.

앞으로 손 회장은 M&A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최근 우리금융은 롯데카드 지분 인수 등 비은행 부문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동양·ABL자산운용 인수에 이어 국제자산신탁과도 경영권 지분 인수를 두고 협의 중이다. 내년 초에는 아주캐피탈·저축은행도 그룹 내로 편입할 계획이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증권사다. 우리은행 고위관계자는 “금융지주 계열로 보면 증권사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BIS(국제결제은행) 비율 이슈로 증권·보험사 인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음 M&A 대상은 증권업”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를 인수하면 우리종금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

IR 현장에서 해외 투자자들은 손 회장에게 정부가 과거 우리은행 지분을 갖고 있던 점을 언급하며 정부의 금융기관 규제, 관치금융 등을 궁금해했다는 후문이다. 우리금융은 외환 위기 당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등에 공적자금 12조8000억 원을 투입해 탄생했다. 정부 지분 100%에서 18.3%까지 줄이는 민영화 과정을 겪은 배경을 염두에 둔 질문이다.

현재 우리금융을 둘러싼 상황도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자유로운 경영활동에 제약이 있어 보일 수 있다. 신한·KB·하나금융 등 3대 지주가 70%의 외국인 주주로 구성돼있는 반면, 우리금융은 예보(18.3%)가 최대주주다. 그 다음이 국민연금(9.29%), 우리사주조합(6.4%) 순이다. 예보가 지분 매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정부 입김을 원천 배제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한편 경쟁 금융지주사 수장들도 IR 행보에 박차를 가하며 해외 투자자 모집 경쟁에 나서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2일부터 6일까지 호주에서 올해 세 번째 IR를 진행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3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IMC에 참석한다. 손 회장은 8월 하순 미국 등 북미지역 IR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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