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33일 연속 순매도를 지속하는 동안 코스피지수가 1800선에서 1590선으로 내려앉았다. 매도 규모는 8조5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결국 외국인이 투자방향을 전환하지 않는 이상 국내증시는 수급불균형의 이유로 약세국면을 크게 벗어나기가 어려워 보인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세의 진정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간 외국인의 매도를 자극했던 해외변수가 진정됐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금융불안 재발의 시발점이 됐던 글로벌 금융기관의 2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수준으로 발표되면서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유가의 하락이 이어지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희석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이나라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21일 시장이 급등하면서 장중 잠깐이었지만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고 대만, 인도 등 아시아 주요국에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다소나마 누그러들고 있는 등 국내 증시에서도 매도세 완화에 대한 긍정적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외국인 매매의 주요한 요인인 미국증시의 흐름이나 아시아이머징 관련 펀드의 자금 유출입 흐름이 변화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강문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의 영향력이 큰 아시아이머징 증시에 국한된 펀드군의 흐름을 보면 환매세가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본격적인 순유입으로 전환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내증시의 매수 요인이 부각된 것은 아니지만 국내증시 매도세의 종착역이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강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세 둔화가 본격적인 바이 코리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반등의 발목을 잡고 있는 외국인 매도세가 완화된다면 그 성격이 어떻든 간에 반등세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외국인은 현물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선물시장에서는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외국인의 선물 매수는 2만5000계약, 금액은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현물매도와 반대로 선물을 매수하는 것은 공매도를 통해 숏셀링한 부분에 대한 헷지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 23일 이후 한 달간 외국인 매도 규모인 5조7000억원의 대부분이 공매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시장이 급변동하는 날 외국인 선물 매매가 대규모로 이뤄졌던 점을 미뤄보면, 현재의 외국인의 대차매도는 커버드 숏세일과 네이키드 숏세일이 혼재된 효과"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는 매수차익을 유도하면서 현물 매도 단가를 보전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