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김원봉’ 공방…與 “이념공세 그만” vs 野 “호국영령 모독”

입력 2019-06-0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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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여야 대표가 나란히 앉아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자유한국당 황교안,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연합뉴스)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여야 대표가 나란히 앉아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자유한국당 황교안,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연합뉴스)
여야는 7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현충일 추념식에서 항일 무장독립투쟁가 김원봉의 공적을 거론한 것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보수 성향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 대통령의 언급이 사회를 분열로 몰아가는 이념 공세라며 맹공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진보성향의 정의당은 문 대통령의 발언 취지를 강조하며 보수 야권의 공세를 ‘이념 갈라치기’라고 비판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문 대통령은 약산 김원봉 선생의 월북 전후 행적을 구분해 공은 공대로 인정해줄 수 있는 애국에 대한 통합적 관점을 말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발언을 비호했다. 이어 이 대변인은 차명진 전 한국당 의원이 문 대통령을 향해 ‘빨갱이’라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이념 갈라치기로 활용해 대통령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비난을 퍼부은 차 전 의원의 입장은 한국당의 공식 입장인가”라고 되물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 역시 “독립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 월북했다는 이유 하나로 공적을 폄훼 당하고 비하 받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며 “한국당 등이 반발하는 것은 김원봉과 같은 이들을 때려잡던 노덕술류 친일파들의 행동이 정당했다고 항변하는 것이며, 자신들의 뿌리가 친일파에 있다는 것을 자백하는 것”이라고 민주당을 거들었다.

반면 한국당은 연일 문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6·25 호국영령을 기리는 날에 남침을 주도한 김원봉에 대해 언급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마땅히 사과문을 내야 한다”며 “정치를 계속 싸움판으로 만들기 위해 보수 우파가 받아들일 수 없는 발언으로 야당의 분노와 비난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발언은 대한민국 정체성 파괴 '역사 덧칠하기' 작업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며 “국가의 부름을 받고 자유대한민국을 지킨 유공자와 그 가족들에게 너무도 가혹한 고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도 문 대통령의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보는 입장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김원봉 서훈 논쟁이 있어 왔고, 당시 자리가 현충일의 국립현충원이라는 점에서 적절한 언급이었는지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통령은 자기 생각과 신념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하고 사회통합과 국민통합을 지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 역시 “어떻게 6·25 전쟁에서 죽어간 이들의 수많은 무덤 앞에서 북한의 6·25 전쟁 공훈자를 소환해 추켜세울 수 있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이는 호국영령에 대한 모독이고 국민에 대한 도발”이라고 몰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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