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한국 세네갈, VAR가 만든 극장골…36년 만에 4강

한국, 승부차기 끝에 세네갈 꺾고 36년 만에 4강

▲승부차기 접전 끝에 4강 진출을 확정한 U-20 대표팀 선수들이 이광연 골키퍼 등과 얼싸 안고 4강 진출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세네갈을 상대로 연장 접전 후 승부차기로 승리로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한국은 36년 만에 U-20 월드컵 4강에 진출하게 됐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8강에서 연장 접전 3-3 무승부 후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겼다.

이강인(발렌시아)은 1골, 2도움으로 3골에 모두 관여하면서 이 게임을 원맨쇼로 만들었다. 또한 경기 상황 곳곳에서 터진 비디오판독(VAR) 판정이 승부의 향방을 갈랐다.

한국은 최전방에 3경기 연속골 도전에 나선 오세훈을 세우고, 전세진(수원)과 이강인을 좌우 측면에 배치했다. 하지만, 전반 37분 세네갈의 왼쪽 코너킥 기회에서 카뱅 디아뉴의 왼발 슛이 골문을 갈랐다.

하지만 후반 들어 공격의 주도권을 쥔 한국은 공과 관계 없는 페널티킥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정호진(고려대)이 슈팅할 때 이지솔(대전)이 상대 선수에게 등을 떠밀려 넘어진 게 확인되면서 VAR을 거쳐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막내 이강인은 침착하게 왼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왼쪽 구석을 꿰뚫었다.

▲이강인의 패널티킥 만회골. (연합뉴스)

하지만, 동점은 길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31분 이재익(강원)이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유수프 바지의 오른발 슈팅을 막는 과정에서 공이 손에 맞아 페널티킥이 선언돼 한 골을 더 허용했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후반 추가시간 8분 무렵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왼쪽 프리킥을 얻은 한국은 이강인이 크로스를 올렸고, 이지솔이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틀어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경기 내내 여러 차례 이어진 VAR 판독 때문에 후반전 추가시간이 9분이나 주어진 것이 결과적으로 한국에 도움이 됐다.

연장전 들어 분위기는 한국으로 넘어왔다. 이강인은 연장 전반 6분 역습 상황에서 수비수 3명 사이로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줬고, 조영욱이 문전으로 쇄도하며 오른발로 슈팅을 날려 역전골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승리를 거머쥐기 일보 직전인 연장 후반 16분에 다시 세네갈이 동점골을 터뜨렸고, 양팀은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승부차기에서 한국은 1, 2번 키커 김정민과 조영욱이 잇따라 실축해 사실상 승리가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몰렸다. 하지만 3, 4번 키커가 잇따라 골망을 흔들고 세네갈 키커들도 연이어 실축해 2-2 균형을 맞췄다.

마지막 키커인 오세훈이 오른발로 강하게 찬 공이 상대 골키퍼에 읽혀 막혔지만, 주심은 골키퍼가 슈팅 전에 골라인을 벗어났다며 VAR 판독을 했고, 재차 슈팅을 선언했다. 오세훈은 정면으로 과감한 슈팅을 해 3-2를 만들었다. 이후 세네갈의 마지막 키커의 슈팅이 크로스바 위로 뜨면서 한국의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로써 한국은 U-20 월드컵의 전신인 1983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4강 이후 무려 36년, 역대 두 번째의 4강 신화를 재현했다. 우리나라는 오는 12일 오전 3시 30분 루블린에서 8강 상대 미국을 2-1로 꺾은 에콰도르와 결승 진출 티켓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