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쇼크’에 연준 금리인하 압박 가중

입력 2019-06-09 13:59 수정 2019-06-0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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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비농업 고용 증가폭, 예상치 절반…다른 중앙은행들은 줄줄이 금리 낮춰

미국의 ‘고용쇼크’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또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달 고용지표 부진으로 중국과의 무역 마찰이 격화하기도 전에 미국 경제가 이미 냉각상태에 빠졌음이 확인됐다며 이는 조만간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노동부가 전날 발표한 5월 비농업 고용은 전월 대비 7만5000명 증가에 그쳤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18만 명 증가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노동부는 3월과 4월 취업자 수도 하향 조정했다. 그 결과 최근 3개월간 월평균 고용자 수는 15만1000명 증가로, 이전 3개월(작년 12월~2월)의 19만8000명 증가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달 실업률은 3.6%로 전월과 같았지만 임금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더욱 고조시켰다. 5월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3.1% 올랐다. 4월은 3.2%였다.

연준 위원들은 오는 18~19일 FOMC를 연다. 이달 회의에서 연준은 현 정책기조가 너무 긴축적인 것은 아닌지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CME그룹의 집계에서 미국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트레이더들은 이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35%로 내다봤다. 이는 6일의 20%에서 상승한 것이다. 7월까지 금리 인하가 1회 이상 이뤄질 확률은 80%로 높여졌다.

그동안 금리 결정에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던 연준 관계자들도 태도를 바꾸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4일 시카고에서 열린 통화정책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무역 마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무역 이슈가 언제 어떻게 해결될지 알 수 없다”며 “미국의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일부 연준 관계자들은 오는 7월 30~31일 열리는 FOMC까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두고 보고 싶다는 의향을 표명했다.

멕시코가 불법 이민 대책 강화에 합의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멕시코에 부과하기로 했던 관세를 연기했다. 또 스티븐 므누신 장관이 이날 “트럼프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만날 것”라고 밝히면서 글로벌 무역 전쟁 불안이 다소 완화했다.

그러나 무역은 물론 지정학적 리스크 등 경제를 둘러싼 현 상황이 너무 복잡해 연준이 앞날을 점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각국 중앙은행들은 글로벌 무역 전쟁 불확실성에 줄줄이 금리를 낮추고 있다. 호주중앙은행이 지난 4일 약 3년 만의 금리 인하에 나섰으며 인도중앙은행도 6일 올들어 세 번째로 금리를 낮췄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현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연준은 그동안 경제지표에 따라 금리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고용에 이어 이달 FOMC가 열리기 전까지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소비자신뢰지수 등 주요 지표가 잇따라 발표된다. 이런 지표가 전반적으로 약화하면 미국 경제의 건전성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은 FOMC에서 금리 인하를 더욱 진지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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