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본부장은 8~9일 일본 츠쿠바에서 열린 '2019 G20 무역․디지털경제 장관회의'에 참석해 "보호무역조치의 악순환과 이에 대한 WTO의 능동적 대처능력 상실이 다자무역체제 위기의 원인"이라며 "WTO 협정에 합치하는 무역구제조치, 전자상거래 등 신규범 제정기능 활성화 및 WTO 개혁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본부장은 특히 WTO 분쟁해결 제도 개선을 강조했다. 그는 "WTO 협정상 의무 준수, 협상 기능 활성화뿐만 아니라 상소기구 공석문제 등을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WTO 설립 이후 그간 효과적으로 작동해온 분쟁해결 제도 개선을 전반적인 WTO 개혁의 일환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WTO 분쟁해결 2심 격인 상소기구는 미국이 위원 선임 절차를 거부하면서 올 12월이면 무력화될 위기에 몰렸다. 여기에 한·일 수산물 분쟁 패소에 앙심을 품은 일본까지 '상소기구 월권론'을 제기하면서 WTO 분쟁해결 체제는 더욱 궁지에 몰린 상태다. 유 본부장의 문제 제기는 이런 흐름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본부장은 회의 의제인 '‘무역과 디지털 경제의 접점’에 관해서는 "디지털 무역 규범 정립을 위해 자유로운 데이터 이동과 개인정보 보호 간 균형, 디지털 교역 활성화를 위한 다자차원의 기술 및 규제 최소기준 합의 등이 중요하며 WTO 전자상거래 협상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으로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각국 산업 보조금 문제에는 "무엇보다 기존 WTO 협정상 의무 준수가 중요하며 보조금 규율 강화를 위한 논의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제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유 본부장은 이번 회의를 전후해 각국 대표와 만나 양자 외교도 이어갔다. 특히 세실리아 말스트롬 유럽연합(EU) 통상 담당 집행위원과 만나 'EU 역내 철강 수요 증가와 EU 내 우리 투자 기업의 수요를 감안해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EU 세이프가드 조치를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올 2월 한국 등 외국산 철강에 세이프가드 조치를 내린 EU는 올 9월 세이프가드 물량 중간검토(review)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 본부장은 말스트롬 위원에게 한국산 삼계탕 수입 허용도 요청했다.
유 본부장은 피유쉬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과도 만나 올해 안에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 이달 열리는 8차 협상에서 협상 가속화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그는 이어진 로베르토 아제베도 WTO 사무총장과의 만남에선 "금년 말까지 수산보조금 협상과 관련해 의미 있는 성과 도출에 노력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