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은 10일 "지금은 시급한 추경(추가경정예산)과 민생 현안에 대한 여야의 협력이 가장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ㆍ손학규 바른미래당ㆍ정동영 민주평화당ㆍ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이날 낮 국회 사랑재에서 정례오찬 모임 '초월회'를 갖고 두 달 넘게 파행 중인 국회 정상화에 대해 논의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찬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무엇보다 국회가 빨리 열려야 한다. 싸우더라도 국회를 열어서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소상공인 기본법과 경제활성화 관련법, 근로기준법, 유치원 3법, 추경 등 조속히 마무리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특히 추경은 골든타임이 아주 중요하다고 하는데 빨리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야) 지도부가 힘만 합치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음에도 우리가 현재 이러고 있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며 "모두 힘을 합쳐서 오늘을 계기로 이 문제에 관해 꼭 특단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야 4당 대표는 황 대표가 불참한 것을 두고 현재 국회 파행 책임은 한국당에 있다며 압박했다.
이해찬 대표는 "추경안이 제출된 지 47일이 지났는데도 한국당이 응하지 않고 있어 답답하고 안쓰럽기 짝이 없다"며 "추경 하나 가지고 국회를 두 달 동안 파행시키는 것은 처음 봤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대표를 향해 "오늘 초월회 자리에 안 오시고 혼자 길거리 투쟁을 하신다고 한다"며 "원외에 계신다고 해서 원내 의원들의 발목을 잡지 말고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손학규 대표도 황 대표의 불참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당대표들이 모여서 얼굴이라도 보고 서로 길을 찾아보자는 건데 지난번에도 안 왔다"며 "국회를 그렇게 무시하고 무슨 정치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동영 대표 역시 "정치가 실종됐다. 정치적 부재의 시대"라며 "반(反) 정치만 판을 치는 시점인데 내각제로 말하면 국회 해산 시점이다. 주권자에 '국회를 다시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전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만난 것을 언급하면서 "다음 주부터는 국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미 대표는 "국민을 볼 면목이 없다. 올해 들어 정상적으로 상임위를 열고 법안을 처리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라며 "6월 국회 개회와 관련해 서로 책임을 떠넘길 때는 지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1야당의 참여도 중요하지만 법을 뛰어넘는 특별대우를 해서 국회를 공전시키는 것은 국민 다수에 대한 무시"라며 "오늘을 기점으로 국회가 개회할 수 있도록 의장과 각 당 대표께서 적극 논의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