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화재 원인 배터리 아냐” LG·삼성 등 배터리社, ‘안도의 한숨’

입력 2019-06-1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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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 등 4가지 요인이 화재 원인

▲LG화학 오창공장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 (사진 제공=LG화학)
▲LG화학 오창공장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 (사진 제공=LG화학)

LG화학, 삼성SDI 등 배터리 업체들이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배터리가 아니라고 밝혀지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잇단 ESS 화재로 국내 ESS 사업을 완전 중단한 기업들은 직접적인 화재의 책임을 피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재개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위원회가 실시한 ESS 화재사고 원인 조사 결과 △전기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 △운영환경 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ESS 통합제어·보호체계 미흡 등 4가지 요인을 확인했다.

조사위는 일부 배터리 셀에서 제조상 결함을 발견했으나 이러한 결함을 모사한 실증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직접적인 화재와의 연관성을 밝히진 못했다. 다만, 조사위는 제조결함이 있는 배터리가 가혹한 조건에서 장기간 사용되면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SS 화재의 책임에서 자유로워진 배터리 업체들은 안도하는 한편 자체적인 안전 기준도 강화해 사업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화재의 원인이 배터리는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ESS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배터리 제조사 관계자는 “배터리 셀에 대한 불확실성이 소멸되면서 ESS사업도 정상화될 것”이라면서 “향후 ESS 관련 안전 대책과 기준이 강화되는 만큼 이를 준수하고 자체적인 안전 기준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ESS 사업 재개에 따라 LG화학과 삼성SDI 등 배터리 제조사들의 실적 회복도 기대된다.

그동안 중단 됐던 시설을 방화벽 등 보완조치 후 재가동하고 신규 시장도 공략하면서 LG화학은 하반기 ESS 사업 부문의 흑자 전환이 유력하고 삼성SDI는 상반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조 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집중적으로 ESS 시설에 화재가 발생하자 전국에 있는 ESS 시설 1490곳 중 35.0%가량인 522개 사업장의 가동을 중지시켰다.

지난 3월에는 배터리 업체들 역시 자체 ESS 설비 가동중단 조치를 내리며 모두 765개 사업장이 가동을 멈췄다.

이에 따라 LG화학과 삼성SDI는 올 상반기 ESS 시설 가동 중단에 따른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LG화학은 1분기에만 ESS 화재로 인해 12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으며 삼성SDI도 수익성이 반토막 났다.

이로 인해 국내 ESS 시장 역시 글로벌 ESS 시장과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용 리튬이온전지는 올해 16Wh 규모로 전년 대비 3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한국은 30% 줄어든 3.7GWh 규모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정부가 이번 화재사태 이후 차세대 배터리 개발 및 조기 상용화를 지원하고 ESS협회를 설립해 소통과 협업 수준을 대폭 제고하는 등 ESS 생태계의 질적 성장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내 ESS 시장은 다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국내 ESS 시장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17년 7.6%에서 2040년 30~35%로 4~5배 늘린다는 내용의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재생에너지 확대의 필수적인 핵심기술인 ESS 시장 역시 몸집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배터리 업체들은 이번 ESS화재 관련 피해 보상에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논할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미 기업별로 화재 관련 충당금 설정을 해놨기 때문에 실적에 영향을 크게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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