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뚝’ 떨어지는 채권 금리, 증권사는 ‘방긋’

입력 2019-06-1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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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증권주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평가 이익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5월 13일~6월 11일) 증권업종 지수는 2.76% 오르며 코스피 상승률(0.18%)을 크게 웃돌았다. 이 기간 NH투자증권 주가가 6.11% 상승한 것을 비롯해 미래에셋대우(4.7%), 삼성증권(2.29%), 키움증권(1.39%) 등 주요 증권주들의 오름폭이 컸다.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증권주들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채권 금리’가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증권사의 채권운용손익은 금리변동 방향성과 대체로 역(-)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0.9bp(1bp=0.01%) 오른 1.542%를 기록했다. 이날 상승 반전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최근 하락세를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전날은 0.4bp(1bp=0.01%) 하락한 연 1.533%에 장을 마치며 2016년 11월 11일(연 1.508%)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년물도 0.5bp 오른 1.542%를 기록해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1.75%)를 한참 밑도는 수준이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기대감으로 증권업종이 강세를 시현하고 있다”며 “금리 하락 구간에서 이익이 개선될 수 있는 금융업종이 증권업종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분기에도 증권사들은 채권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반영으로 호실적을 거둔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 6개 증권사의 채권 평가이익은 6381억 원에 달했다.

특히 2분기에는 1분기보다 금리 하락폭이 큰 상황이어서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증시 부진으로 인해 주식운용 관련 처분 및 평가손실 발생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채권운용 부문에서의 실적 개선으로 보완 가능한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특히 7월 금통위가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시장금리는 추가 하락도 가능한 상황이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대외여건 개선 기대가 약화되면서 국내 금리도 상대적으로 하락 속도가 제한되다가 최근 빨라지고 있다”며 “경기 불확실성과 저물가를 근거로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도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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