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중국 현지 브랜드 1위 완성차인 지리(吉利) 자동차와 2000억 원을 투입해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공략이 더욱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은 12일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 위치한 지리 자동차 연구원에서 지리 자동차 펑칭펑(馮擎峰) 부총재,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김종현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합작법인 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합작법인은 LG화학과 지리 자동차가 50대 50 지분으로 각 1034억 원을 출자한다. 공장 부지와 법인 명칭은 추후 확정할 예정이며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가 2021년말까지 전기차 배터리 10GWh의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합작법인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2022년부터 지리 자동차와 자회사의 중국 출시 전기차에 공급된다. 지난해 150만 대의 차량 판매로 로컬 브랜드 1위에 오른 지리 자동차는 내년부터 판매량의 90%를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양사가 합작법인을 설립하게 된 것은 중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LG화학과 높은 품질의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필요한 지리 자동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그 동안 LG화학은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 현지 배터리 업체 및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을 꾸준히 검토해 왔으며, 이번에 차별화된 독자 기술력을 유지하면서도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한 지리 자동차와의 합작법인을 설립하게 됐다.
LG화학은 합작법인 설립으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공략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 150만대에서 2023년 350만대, 2025년 580만대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로컬 1위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으로 2021년 이후 보조금 정책이 종료되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하게 됐다.
지리 자동차는 지난 2010년 18억 달러(약 1조9638억 원)에 스웨덴의 볼보자동차를 인수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09년 호주 DIS와 2013년 영국 택시 제조사 MBH 지분을 투자한 데 이어 이달에는 미국 자동차 벤처기업 테라푸지아(Terrafugia)를 인수하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와 지분 투자를 통해 세를 확장하고 있다. LG화학에는 지난 2017년 말 방문한 바 있다.
LG화학은 앞으로도 독자 기술력 유지가 가능한 수준에서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고 투자 안정성도 높일 수 있는 전 세계 유수 완성차 업체들과의 합작법인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김종현 사장은 “전세계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다양한 합작법인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로컬 1위 완성차 업체인 지리 자동차를 파트너로 확보하면서 중국 시장 공략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며 “합작법인을 통해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가고,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전기차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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