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남 잡을 ‘정밀 타격’ 카드 만지작...10월 발표 유력

입력 2019-06-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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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9-06-13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입법절차 착수...대출 연장 금지ㆍ거래 허가제 등 거론

정부와 여권이 강남 아파트 값이 다시 상승할 경우에 대비해 새로운 부동산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경기 부양’과 ‘집값 안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추가 대책은 전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정밀 타격' 형태가 될 전망이다. 발표시기는 오는 10월 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여당은 정부의 경기 부양 추진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따른 서울 집값 반등을 우려해 추가대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권에서 강남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비한 추가 대책과 관련한 입법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대책 마련이 완료되는 시점은 이르면 9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대책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책조정회의에서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수석부대표는 최근 부동산가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반등 조짐이 보일 시 바로 추가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집값을 잡겠다는 엄포가 빈수레는 아니었던 셈이다.

국토교통부 등 행정부가 아닌 정치권이 움직인다는 것은 입법을 의미한다. 법을 새로 만들거나 개정한다는 뜻인 만큼 중량감 있는 대책이 수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서울 집값 반등 징후의 주인공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최근 7주 연속 강남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재건축이 아닌 일반아파트 또한 하락을 멈추고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강남권 중심으로 신고가를 경신하는 아파트들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강남권 일대 시세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가 연이어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 단지의 전용면적 112.96㎡(9층)는 4월 중순에 37억3000만 원에 팔렸다. 지난해 9·13 대책 직전인 8월 말 같은 단지 동일 면적의 21층 물건이 36억 원에 거래된 후 8개월 만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전용 164㎡ 대형 평수가 41억8000만 원에 거래돼 지난해 2월 40억 원 거래 이후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같은 현상은 추가대책 발표를 위한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 부양을 위해 추진되는 정책들이 자칫 집값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져 추가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재정 정책의 일환으로 추가경정예산 6조7000억 원을 편성해 민생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더구나 12일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며 정부의 경기 부양 추진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올해 1분기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0.4%)을 기록한 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실었다.

여권은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경기부양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문제는 경기부양과 금리 인하가 동시에 이뤄지면 시장에 유동성이 늘어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여권 입장에서는 반드시 막겠다던 집값 급등이 다시 나타날 경우 총선에서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때문에 총선 전에 집 값을 확실히 잡아둘 방책이 절실하다.

관심은 6·19 대책, 8·2대책, 9·13대책 등 기존 대책에서 부동산 규제가 총망라된 상황에서 추가로 나올 수 있는 대책이 무엇인지다.

전문가들은 양도소득세 강화와 대출만기 연장 금지 등을 예상하고 있다.

법무법인 열린의 정충진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여권이 많이 몰린 상황에서 입법을 통해 집값을 잡겠다면 강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보유세 대신 양도소득세를 건들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조정대상지역이면 2주택자는 기본세율(6~42%)에 10%, 3주택자 이상은 20% 중과하는데, 이를 참여정부 시절처럼 2주택자 경우 50% 단일세, 3주택자 60% 단일세로 일괄적인 세금을 매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주택자들의 경우 주택을 살 때 받은 대출을 만기 연장할 수 있어 집값 상승을 예상하며 버틸 수 있다”며 “정부가 금융당국과 협의해서 규제지역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을 금지한다면 강남 등에서 매물이 대거 쏟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재건축 허용 연한 강화, 주택거래허가제 도입,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등이 추가대책으로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현재 강남을 중심으로 한 집값 반등이 그간 쌓아 올린 정부 규제를 뚫고 서울 전반에 퍼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목소리도 크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거의 틈새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대출 규제를 강하게 하는 상황에서 강남 특정 단지의 오름세가 대세로 정착하긴 어려워 보인다”며 “이사철인 가을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고 대세적인 상승세가 나타나는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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