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완화 시사로 美연준에 선수 친 ‘드라기 매직’

입력 2019-06-1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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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 회의 결과는 한국 시간으로 20일 새벽 발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AFP연합뉴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AFP연합뉴스
‘드라기 매직’이 또 통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도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극적인 시장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드라기 총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선수를 쳤다”며 “시장에 마법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드라기 총재는 전날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연례 포럼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으로 지속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추가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고조하는 상황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드라기 총재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수정할 수 있으며 자산 매입도 고려사항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2% 물가상승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수단도 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그의 발언에 이날 유로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또 독일 장기 국채 금리는 마이너스 0.3%대까지 떨어졌고 프랑스 국채 금리도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권에 돌입했다.

한 운용사의 채권 담당자는 “드라기 총재가 연준보다 먼저 ‘비둘기’ 자세를 강조함으로써 시장의 반응을 극대화했다”고 평가했다.

드라기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경질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타국의 통화 약세 유도 정책에 대해 꾸준히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한편, 연준에는 금리 인하 압력을 가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보도되자 트위터를 통해 “드라기 총재가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를 즉각적으로 떨어뜨려 미국과의 경쟁을 불공정하게 쉽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드라기 총재의 발언으로 유럽 (주식)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연준에 금리 인하 압력을 가했다.

만약 연준이 18~19일(현지시간) FOMC를 마치고 강력한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낸다며 ‘드라기 매직’의 효과는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신문은 다만 ECB가 7월 회의에서 추가 완화를 할 것이란 기대 역시 확산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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