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유튜브 다음으로 종이책 새롭게 '출현'할 것"

입력 2019-06-1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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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국제도서전 개막, '영원히 새롭게 출현하는 것들' 강연

▲소설가 한강(왼쪽)이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소설가 한강(왼쪽)이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소설가 한강(49)은 19일 유튜브의 깊이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우리 문학과 종이책이 유튜브, 전자책 등의 등장으로 외면받고 있지만,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는 건 문학과 종이책이라고 봤다.

한강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영원히 새롭게 출현하는 것들'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한강은 "요즘 가장 뜨거운 매체가 유튜브라고 하는데, 그런 매체가 어디까지 깊게 들어갈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증강현실 시대라고 해도 누군가의 생각과 감정 속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 결국 인간의 내면 끝까지 들어가 볼 수 있는 매체는 문학"이라고 말했다.

한강은 이어 "유튜브 다음에 (새로운 매체로) 종이책이 올 거라고 하면 너무 낙관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아날로그 같은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들에 굶주려 있다"면서 "사람들이 모니터 속에 존재하는 이미지들이 아니라 손으로 만질 수 있고 감촉이 있는 매체를 그리워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영상의 시대에 종이책과 문학이 지닌 가치를 묻자, 한강은 "책에는 목차가 있어서 내용을 파악하기 용이하고, 수십 권을 쌓아 놓고 필요한 부분을 찾아보고, 귀퉁이를 접어두고, 몇 번이고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종이책이 편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결국 가장 새롭게 우리에게 출현해 오는 것은 잠시 우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믿었던 종이책과 문학이라는 게 한강의 주장이다. 인간의 삶과 죽음, 고통, 사랑, 슬픔 등은 영원히 새로운 주제이기 때문에, 새로운 문학이 계속해서 출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작 소설에 대한 소식도 전했다. 한강은 '눈'을 주제로 3편의 중편을 묶은 3부작 형태의 장편소설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요즘 글이 안 써져서 행복한 상태는 아니다"라면서도 "내게 언어가 있고 글을 쓸 수 있어서 다행이다. 올 여름에는 아무 데도 가지 않고 글만 써서 책을 완성해보려 한다"고 했다.

한편 서울국제도서전은 국내 최대 책 축제이자 한국과 세계가 책으로 만나는 플랫폼으로, 41개국 431개사가 참여하는 행사이다. 19일 개막한 도서전은 오는 23일까지 열린다.

▲한강의 강연에 몰린 인파. 고이란 기자 photoeran@
▲한강의 강연에 몰린 인파. 고이란 기자 photoe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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