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 권용원 회장과 업계 CEO들이 20일 금융투자협회에서 베트남 브엉 딘 후에(Vuong Dinh Hue) 경제부총리 등 정부 사절단과 간담회를 열고 양국의 금융투자 산업간 투자 확대 및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 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기획투자부와 재무부 등 8개 정부 부처의 차관, 주한베트남대사, 중앙은행 부총재를 포함한 고위급 인사 15명이 참석했다. 또한 베트남 최대 국영 통신기업인 우정통신공사(VNPT) 사장, 비나캐피탈 CEO 비롯한 기업인 대표단 15명도 동행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인사로는 베트남 현지 법인을 운영하는 금융투자회사를 중심으로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과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전영묵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권용원 금투협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협회 창립 66년 역사상 이렇게 많은 고위급 정부 사절단이 협회를 찾아주신 것이 처음이다”며 “국내 금투업계와 베트남 간 투자 파트너십 확대 증진을 위한 베트남 정부의 의지를 느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베트남 사절단은 베트남 증시발전을 위한 정부의 정책과, 국영기업의 민영화 정책 현황, 외국인의 투자유치를 위한 정책을 소개하고, 한국투자자들에게 거는 베트남 정부의 기대감을 표시했다.
브엉 부총리는 “올해 말까지 베트남 정부는 새로운 투자법을 국회에 제청해 4차산업혁명 업종 중심으로 외국인투자 유치를 확대할 것”이라며 “이미 지난달 제청한 새 증권법이 오는 10월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 크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담보하는 파생상품을 발전시켜 국내외 투자자들에 보다 유리한 투자환경을 조성해나갈 것이고, 이를 위해 하노이와 호찌민의 주식시장을 합치기로 했다”며 “인프라 분야만 해도 1년에 약 200억 달러 정도의 투자수요가 있는데, 교통 등 여러 사회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한국기업이 투자하기에 더 좋은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협회와 금융투자업계 CEO들은 베트남 사절단에게 한국 자본시장의 발전상과 베트남을 비롯한 글로벌 진출 현황과 투자 관심사항을 전달, 베트남 사절단이 이에 답변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장 먼저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부회장이 베트남 증권회사 인허가 관련한 건의 사항을 전달했다. 최 부회장은 “베트남 증권회사 인허가와 관련해 대주주 1인 법인에만 허용해주고 있다”며 “이를 완화할 마음은 없으신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부 다이 탕 기회투자부 차관은 “2015년 7월1일부터 베트남 기업 법 발효됐는데 해당 법이 개정되지 않아 현재까지 1인 법인 관련 법이 계속 적용되고 있다”면서 “투자 또는 기업에 대한 법적인 틀을 변경시킬수 있도록 여러가지 건의사항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베트남의 외국인 투자자 소유 한도 규제에 대한 건의 사항도 나왔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기업의 외국인 지분이 50%를 초과하면 외국기업으로 분류돼, 투자와 세금 등에서 각종 규제를 받는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투기 목적이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 베트남시장에서 더 많은 자본을 출자하려고 하면 실질적으로 원활한 헤지가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면서 “전체적으로 완화가 어렵다면 특정 부분에 있어서 문호를 개방해준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브엉 부총리는 증권사 대표들의 건의사항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 소유 한도 등 여러 제한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렇지만 다른 많은 나라에 비해 베트남은 시장을 개방시켜 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 앞으로 외국인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양측은 우리 금융회사의 애로사항이었던 양국의 시장 정보 공유 확대 등 투자촉진을 위해 폭넓게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베트남은 2014년 이후로 6~7%대의 꾸준한 경제성장률을 달성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도 7% 수준의 성장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트남 금융당국은 2017년 9월 외국인의 증권 투자한도 제한을 완화했고, 2018년 8월 파생상품 시장을 개설하는 등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기회 삼아 최근 2년간 한국 금융투자업계는 베트남 투자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올 3월 기준으로 16개 금융투자회사가 18개의 현지법인과 사무소를 운영하는 등 베트남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금투협은 오는 11월 증권사장단 20명 규모로 베트남 하노이와 하이퐁을 방문해 베트남 정부와 민간의 투자 파트너들을 만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