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에 고객 참여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이들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는 2030 젊은 세대의 참여를 적극 유도해 로열티를 강화하는 한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한 공짜 홍보 효과를 노리고 있다. 특히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방식은 상품에 스토리를 입히고 고객과 소통한다는 이미지 구축에도 효과가 높다.
이마트는 2017년 인기를 끈 ‘치즈몽땅’을 업그레이드한 ‘뉴치즈몽땅’을 출시한다고 20일 밝혔다. ‘치즈몽땅’은 2년 전 출시해 그해 이마트에서만 80만 개가 판매되며 전체 판매 빵 중 매출 1위를 기록한 제품이다. 트레이더스와 백화점 매출까지 더하면 총 110만 개가 판매됐다.
이번 신제품은 고객 의견을 대폭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는 SNS를 통해 “너무 커 먹기가 불편하다”, “치즈 신맛이 강해 먹기 부담스럽다”, “빵 안에 치즈가 옆으로 흐른다” 등의 지적을 받고, 지름 30㎝의 빵을 4등분해 팔던 것을 지름 7㎝로 줄이고 4개입으로 구성했고, 단맛도 강화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객 불만에 귀 기울여 신제품을 선보이게 됐다”면서 “젊은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는 상품을 지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이 상품에 대한 정보를 직접 올리고 공유할 수 있게 플랫폼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가전 양판점 롯데하이마트는 올 1월부터 모바일 앱 사용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올리고 SNS로 소통할 수 있는 ‘나만의 스타일관’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개편을 통해 ‘스크랩’ 기능과 업로드 방식을 업그레이드하고, 공유 및 개인 SNS와 연동 기능을 강화해 이용하기 쉽게 했다.
홈플러스 역시 지난 3월 홈플러스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유튜버인 ‘홈플튜버’를 모집해 1000만 원 상당의 영상 제작비를 지원했고, 편의점 CU(씨유)도 최근 SNS 홍보대사 프로그램인 ‘CU덕후’를 일반 고객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확대하고 나섰다. 식음료 업계도 공장 견학 등 고객 참여를 강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달 4일 햇반 체험형 공간 ‘햇반 뮤지엄’을 오픈했고, 롯데제과 역시 ‘스위트 팩토리’를 통해 껌과 캔디,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의 제조 과정과 원료, 역사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들어 오프라인 전통 유통업체들의 고객 참여 마케팅 강화가 눈에 띈다. 이커머스와의 경쟁이 심화된 이들이 TV와 신문 광고 등 단방향 마케팅보다 직접 참여를 통해 소통하는 방식으로 젊은 층의 관심을 끌어낸다는 계산이다. 특히 유통업체는 소비자 참여를 통해 브랜드 충성심을 심는 한편, SNS 등에 공짜 홍보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또한 상품에 스토리를 더해 2030 세대의 감성을 자극하고, 젊고 소통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에도 적합하다.
실제 롯데주류가 진행했던 ‘마이라벨’ 캠페인은 고객 참여 마케팅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 캠페인은 제품명인 ‘처음처럼’을 바탕으로 ‘수지처럼’ ‘민아처럼’ 등 소비자가 원하는 문구를 넣은 스티커를 제작해 준다. 젊은 고객들은 소주병에 본인만의 라벨을 붙이기 위해 처음처럼을 구매했고, 개인 SNS에 게재해 롯데주류는 공짜 광고효과도 얻었다. 실제 ‘마이라벨’ 캠페인은 지난해 말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프로모션 부문 대상’, ‘디자인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롯데주류 자체 조사 결과 20대의 ‘처음처럼’ 선호도는 처음으로 50% 수준에 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