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래 최고치 찍은 금 가격, 어디까지 오를까

입력 2019-06-2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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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투자증권은 오는 7월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당분간 금 가격을 지지할 전망이지만 실질적인 금리 인하가 이뤄지게 되면 시장은 또 다른 금리 인하 가능성을 타진하며 쉬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근 금 가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급등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3.6%(48.10달러) 급등한 1396.90달러를 기록해 1400달러에 육박했다. 2013년 9월 이후 약 6년 만에 최고치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러한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우선 안전자산 선호 확대를 꼽았다. 미ㆍ중무역분쟁이 격화된 작년 9월 이후 3대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10년물 금리 -35.7%)와 엔화 가치가 금 가격과 함께 큰 폭으로 반등했다는 것. 여기에 2018년 말 Fed는 예상된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통화정책의 속도 조절 가능성을 공식 시사했다.

금리 상승은 채권과 같이 이자를 지급하는 자산과 비교할 때 금과 같은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을 떨어트린다. 따라서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것은 금 투자에 대한 예상 기회비용이 낮아짐을 의미한다. 아울러 미국의 기준금리는 달러화 가치에도 영향을 준다. 달러화 가치가 낮아진다면 금과 같은 달러화 표시 자산이 비달러 통화 투자자에게 더 싸지는 효과가 있다.

유진투자증권 방민진 연구원은 “지난해 말 시작된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가 금 가격에 이미 반영됐고 이제 금리 인하 기대가 추가로 반영되고 있다“며 “다만 그 반영(Pricing)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가가 금 가격의 추가 상승 여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 연구원은 “금 기초자산 ETF의 금 보유량은 연초부터 조정세를 보이다가 5월 중순부터 반등했는데 최근의 금리 인하 기대가 이 시기부터 반영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며 “최근 중앙은행 및 기타기관의 금 매입이 크게 확대된 점도 특이할 만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중국 등 신흥국들이 외환보유고 다각화 노력으로 미 국채 대신 금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금 수요에 지지 요인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중앙은행은 금 가격 변동에 따라 매입 시점을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나치게 가파른 가격 상승은 오히려 중앙은행의 매입을 보류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방 연구원은 “미ㆍ중 간 무역분쟁이 지속하는 한 중국 못지않게 미국 경제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이 싸움이 장기화한다면 미국 경기와 고용의 하방 압력이 Fed의 금리 인하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므로 금에 대한 투기적 수요 유입이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시장의 기대가 항상 가격에 선반영되는 경향이 있음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당분간 금 가격을 지지할 것이나 실질적인 금리 인하가 이뤄지게 되면 시장은 또 다른 금리 인하 가능성을 타진하며 쉬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일례로 2008년 말부터 2012년까지 이어진 금 가격 폭등은 오직 금리 인상 리스크가 상당 기간 없을 거라는 중앙은행의 약속이나 경기 비관론이 전제돼야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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