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델타항공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다.
델타항공이 KCGI(강성부 펀드)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진그룹의 '백기사(기업들간 적대적 인수 · 합병이 진행되는 경우 현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에 우호적인 주주)'로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전날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양국(한·미) 규제당국의 허가가 나오는 대로 한진칼 지분율을 10%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델타항공은 투자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향후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든든한 우군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 함께 19개 글로벌 항공사 동맹체인 스카이팀을 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사는 양국 간 직항 13개 노선과 370여 개 지방도시 노선을 함께 운항하는 조인트벤처(합작사)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한진가(家)는 故 조양호 회장 지분을 포함해 한진칼 지분 28.95%를 가지고 있다.
델타항공이 향후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린다면 우호지분이 40%에 육박하게 돼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2대 주주인 KCGI의 지분율은 15.98%다.
델타항공은 남극을 제외한 세계 모든 대륙에 325개 노선을 운항하는 세계 최대 항공사 중 하나다.
한진그룹은 델타항공의 지분 매입에 대해 "조인트벤처 파트너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KCGI와 한진그룹의 분쟁은 계속되고 있다.
KCGI는 4일 조양호 회장 퇴직금 지급과 조원태 회장 선임 과정을 문제 삼으며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