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 21년 만에 중미 국가인 파나마에서 붙잡힌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아들이 한국에 송환됐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손영배 단장)은 22일 파나마에서 붙잡은 정태수 전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54) 씨를 국적기에 태워 한국으로 압송했다.
정씨는 이날 낮 12시 5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앞서 정씨는 1997년 11월 한보그룹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EAGC)의 자금 약 322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아왔다.
이듬해인 1998년 6월 서울중앙지검에서 한 차례 조사를 받은 정 씨는 그 뒤로 해외로 도주했다.
검찰은 정 씨가 이 자금을 스위스 비밀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바탕으로 그를 추적해 왔다. 출국 뒤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됐으나 소재 파악이 되지 않아 영장을 집행하지 못했다.
검찰은 정씨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임박하자 2008년 9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 국외 도피 및 횡령 혐의로 그를 불구속기소 했다.
재판에도 불출석해 법원에서 다시 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역시 집행이 불가능했다.
대검 국제협력단은 2017년 정씨가 미국에 체류 중이라는 측근의 인터뷰가 방송된 일을 계기로 정 씨의 소재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대검 국제협력단은 정씨의 국내 송환을 위해 파나마에서 두바이로 이동한 뒤 그가 국적기에 탑승하자마자 구속영장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씨를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로 호송해 도피 경로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