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네스프레소는 최근 간판 매장인 플래그십 부티크 청담점을 지난달 폐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비해 동서식품의 플래그십 스토어 ‘맥심 플랜트’는 매출이 두자릿수 성장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커피 업계는 브랜드를 알리고 소비자 체험을 통한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앞다퉈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해왔다. 그러나 국내 커피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각사의 전략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상황이다.
국내 캡슐커피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는 네슬레코리아가 운영하는 네스프레소의 플래그십 부티크 청담점은 높은 임대료 부담 등을 이유로 지난달 영업을 종료했다. 청담점은 네스프레소 플래그십 스토어 가운데서도 체험형 클래스 등을 운영하는 대표성을 띤 매장이었다. 간판 매장이 문을 닫으면서 네스프레소의 전국 부티크 매장 수는 12개로 줄어들었다. 네스프레소는 청담점을 접은 대신 주요 백화점에 입점하는 숍인숍 형태로 운영하기로 했다. 가장 최근 문 연 곳은 4월 롯데백화점 본점 리빙관에 입점한 매장으로, 아시아에서 3번째이자 국내 최초로 선보인 뉴 콘셉트 점포다.
반면 커피믹스 시장 부동의 1위인 동서식품이 지난해 4월 서울 한남동에 문을 연 플래그십 스토어 ‘맥심 플랜트’의 경우 1년간 누적 방문객이 20만명을 넘어서면서 매출도 전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플래그십스토어가 호응을 얻자 동서식품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맥심 모카골드’도 서울 합정동에서 7월 17일까지 두달간 다섯번째 팝업카페인 ‘모카라디오’를 운영하기로 했다.
동서식품과 네스프레소의 희비가 엇갈린 배경에는 한국 커피 시장 전체 성장세에 비해 캡슐 커피 성장률이 미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캡슐커피 시장은 소매점 매출액 기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으로 지난해 150억원 규모로, 전체 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수준에 그친다.
여기에다 캡슐 커피 이용자들의 구매 패턴이 바뀐 점도 네스프레소 청담점의 폐점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캡슐커피 머신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생수나 쌀처럼 정기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다 보니 플래그십 이용자가 줄고 점포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국내 커피 소비량은 연간 265억잔, 1인당 연간 512잔을 마시는 것으로 추산된다. 종류별로는 커피 믹스가 절반 정도인 130억 잔, 48억 잔이 아메리카노 같은 원두커피, 40억 잔이 캔커피, 31억 잔이 인스턴트커피, 16억 잔이 인스턴트 원두커피로 구성돼있다. 네스프레소로 대표되는 홈카페, 머신 카테고리 음용 수량은 48억 잔인 원두커피 카테코리에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