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이 혁신성장의 답이다(20)] 주동원 자이냅스 대표 “해외로 눈 돌리게 하는 핀테크 규제"

입력 2019-06-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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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9-06-23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핀테크 아닌 테크핀에 주목해야"

▲주동원 자이냅스 대표가 19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주동원 자이냅스 대표가 19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금융에서 핵심이 자산을 운용하는 건데 인공지능(AI)에 자산 운용을 맡기는 데 현행법상 한계가 있어요. 데이터 분석도 ‘데이터경제 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아 어려운 상황입니다.”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난 주동원(42) 자이냅스 대표는 인터뷰 초반 회사 서비스를 설명할 때는 막힘이 없었지만, 규제 애로를 묻자 자주 뜸을 들였다. 자못 심각해진 주 대표의 표정에서 그간의 고민이 묻어났다.

자이냅스는 인공지능 스타트업이다. 2017년 2월 ‘파운트AI’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지난해 3월 자이냅스로 사명을 바꿨다. 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AI 대선 봇 ‘로즈’출시해 화제를 모았고,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는 AI 챗봇 ‘로엘’을 선보였다. 로즈는 득표율 예측 등에서 뛰어난 정보를 제공했고, 로엘은 약 9000명에 이르는 후보 정보를 쉽고 명료하게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내년 총선에서는 로즈, 로엘보다 더 세련된 AI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고심 중이다.

자이냅스의 사업은 금융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해 한국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에서 ‘비정형데이터를 활용한 기업 부실·부도 예측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자이냅스가 개발한 비정형 빅데이터에 대한 반자동 분석 기술이 활용됐다.

종합 AI 기업으로 성장하길 꿈꾸는 자이냅스는 핀테크 규제 완화를 희망하는 스타트업 중 하나다. 주 대표는 “데이터가 제일 많이 쌓이는 분야가 금융권이기 때문에 금융을 떼고 이야기하지 못할 정도”라며 “그런데 국내 핀테크 시장의 규제 개혁 속도는 너무 더디다”고 지적했다.

물론 금융당국과 국회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1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과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고, 4월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로보어드바이저 업체가 비대면 투자일임 계약을 할 수 있는 자기자본 요건을 40억 원에서 15억 원으로 완화했다. 그러나 주 대표는 “여기까지 오는 데도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국회가 지난해 11월 데이터산업 활성화를 위해 발의한 데이터경제 3법 개정안에 관련해서도 회의적이었다. 그는 “통과가 되면 금융회사들이 사실상 독점해왔던 개인신용정보를 소비자가 주도적으로 이용해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통과가 된다고 해도 현장에서 체감하는 데까지는 꽤 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낙관보다 비관에 가까워진 데에는 이유가 있다. 2017년부터 나왔던 핀테크 규제 기사와 오늘날 제기하고 있는 문제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주 대표는 2017년 기사 제목들을 PC 모니터로 보여주면서 “2021년 기사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해 바뀌어도 규제 지옥’ 이런 제목으로 다 똑같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여타 핀테크 업체들이 그렇듯 자이냅스도 해외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규제와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주 대표는 핀테크가 아닌 테크핀(techfin)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핀테크는 금융회사가 주도하는 기술 금융 서비스이지만, 테크핀은 IT 업체가 선보이는 금융 혁신 서비스를 뜻한다. 글로벌 컨설팅사 KPMG가 꼽은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에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공유 플랫폼인 그랩이 3위에 오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랩은 페이, 소액 대출, 보험업까지 진출했고, 핀테크 공룡으로 성장하고 있다.

주 대표는 “기존 금융산업에 IT를 얹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플랫폼과 플랫폼으로 얹은 데이터의 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랩이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1년 전 이투데이와 인터뷰했던 주 대표는 그동안 회사가 많이 성장했냐는 질문에 “천지가 개벽했다”고 단언했다. 그간 자이냅스는 2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18명이던 직원은 24명이 됐다. 해외 사업도 한창이다. 홍콩에 현지 법인이 세워졌고, 내달에는 베트남에도 현지 법인을 설립한다. 싱가포르도 법인 설립 검토에 들어갔다.

주 대표는 “지난해에 기술 개발에 많이 투자해 올해 하반기부터는 수확의 시기에 접어들 것”이라며 “텍스트 관련 AI로 시작했지만, 올해는 음성 AI, 올해 하반기에는 이미지 AI, 2021년에는 영상까지 나아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주동원 자이냅스 대표가 19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주동원 자이냅스 대표가 19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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