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메이드 인 차이나’] 삼성도 ‘脫중국’ 마지막 채비…광둥성 공장 폐쇄 수순

입력 2019-06-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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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무역전쟁·현지 업체 부상에 생산 이전으로 대응…베트남 수출의 25% 차지·인도서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공장 건립

▲중국 베이징에서 2016년 9월 21일(현지시간) 열린 기술 엑스폭에서 한 참관객이 삼성전자의 가상현실 기기를 체험해 보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중국 베이징에서 2016년 9월 21일(현지시간) 열린 기술 엑스폭에서 한 참관객이 삼성전자의 가상현실 기기를 체험해 보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우리나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관련 국가들의 경제와 산업 지형도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

중국은 삼성의 공장 철수에 울상을 짓고 있다. 반면 베트남과 인도 등 삼성으로부터 낙점받은 국가들은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한때 중국에서 전성기를 구가했던 삼성의 철수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한 의문, 더 나아가 중국의 경제적 미래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최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개했다.

현재 중국에 남아 있는 삼성의 마지막 스마트폰 공장인 광둥성 후이저우 삼성복합단지는 지난해 문을 닫은 선전, 톈진 공장과 같은 길을 밟고 있다. 후이저우 공장 문 앞에는 2월 말 향후 신규 직원 모집을 중단한다는 공고가 붙었다. 물량을 축소 조정하면서 직원들로부터 희망퇴직을 받는 등 감원에도 나섰다. 현지 주민들은 후이저우 공장이 수개월 안에 폐쇄될 것이라는 소문이 춘제(설날) 이후로 퍼져나갔다고 전했다.

주강삼각주 북부에 있는 후이저우 공장은 삼성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공장이었다. 이 공장은 한국과 중국이 수교하기 나흘 전인 1992년 8월 24일 문을 열었다. 1년 후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해 1990년대 음향기기, 2000년대 초는 MP3 플레이어, 2007년 이후로는 스마트폰을 생산했다.

삼성이 처음으로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로 부상했던 2011년 후이저우와 톈진 공장은 각각 7014만 대와 5564만 대를 생산, 수출했다.

그러나 화웨이테크놀로지와 오포, 샤오미 등 현지 경쟁사들이 부상하고 지난해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되면서 삼성 스마트폰의 중국 전성기가 끝나게 됐다.

수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 스마트폰 5대 중 한 대가 삼성 제품이었으나 지난해 삼성 점유율은 1%로 추락했다.

후이저우시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이 도시 재정수입은 지난해 2.8%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의 10.0%에 비하면 크게 위축된 것으로 그만큼 삼성의 부진이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올해 1분기 후이저우 공장의 스마트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1% 감소했다.

선전 소재 노동연구소인 당대사회관찰연구소의 류카이밍 소장은 “삼성은 세계 최고의 제조업체”라며 “삼성이 중국 본토에서 생산을 줄이거나 완전히 철수하면 광둥성의 최소 100개 공급망 업체가 문을 닫게 될 것이다. 그들은 삼성 후이저우 공장이 없다면 생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의 극적인 전략 변화는 베트남과 인도에는 ‘호재 중의 호재’다. 삼성은 베트남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은 하노이 모바일 연구·개발(R&D) 센터를 확대하고 관련 인력을 2000명에서 30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인도 뉴델리 교외에 지난해 연간 1억2000만 대 생산능력을 갖춘 세계 최대 스마트폰 공장을 열기도 했다. 삼성은 이 공장이 100달러 미만인 저가폰에서부터 기함급(Flagship)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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