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시절 광고 왜 다시 먹힐까…재계 ‘복고 마케팅’ 한창

입력 2019-06-2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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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포스터를 광고에 그대로, 50년 전 광고 모델 재발탁

▲기아차는 복고 콘셉트 K9 광고에서 1994년 포텐샤 광고 포스터를 그대로 가져왔다(최측). LG전자는 50년 전 금성사 백조세탁기 광고모델이었던 배우 최불암을 광고 모델로 재발탁해 LG세탁기의 역사를 소개했다.
▲기아차는 복고 콘셉트 K9 광고에서 1994년 포텐샤 광고 포스터를 그대로 가져왔다(최측). LG전자는 50년 전 금성사 백조세탁기 광고모델이었던 배우 최불암을 광고 모델로 재발탁해 LG세탁기의 역사를 소개했다.

‘복고 마케팅’ 열풍이 불고 있다. 복고 마케팅은 2030세대에게 신선함을, 4050세대에게는 추억을 선사하는 등 일거양득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사회에서 액티브 시니어들이 주요 소비주체로 부상함에 따라 유통업체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자업체들도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는 부모세대보다 높은 교육 수준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은퇴 후에도 자기관리에 철저하며 문화 및 소비생활에도 적극적인 50~60대를 일컫는다.

23일 기아자동차에 따르면 지난 14일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복고 콘셉트의 포스터 광고를 올렸다. K9 등 기아차의 다섯 개 대표 차종을 광고하는 포스터다.

광고는 기아차가 1990년대에 선보였던 포스터를 그대로 가져왔다. 1994년 제작된 ‘포텐샤’ 포스터에서 차의 사진과 문구만 K9에 맞게 바꾸는 식이다. 모든 포스터 오른쪽 상단에는 기아차가 사용한 옛 광고를 배치해 향수를 자극했다.

애초에 광고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에게 발송할 용도로 제작됐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지난달 24일 창립 75주년을 기념하며 카카오톡 공식 계정과 플러스 친구를 맺고 있는 고객에게 광고를 전송했다”며 “이후 반응이 좋아서 SNS에도 광고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가전업체들 또한 복고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50년 전 금성사(현 LG전자)의 백조세탁기 광고모델로 활동했던 배우 최불암 씨가 등장하는 광고를 공개했다. 광고에선 백조세탁기를 추억하는 최 씨가 등장함과 동시에 끊임없이 발전한 LG 세탁기의 역사가 소개된다.

작년 처음 선보인 가전 브랜드 ‘LG 오브제’ 광고에선 미국 여성 재즈 가수인 애니타 오데이의 1944년 곡인 ‘당신은 내 사랑이 아닌가요’를 배경음악으로 선정했다.

LG 오브제는 가전과 가구를 결합한 신개념 융복합 가전이다. 대유위니아 그룹 계열사인 위니아대우는 지난해 복고풍 디자인을 적용한 ‘더 클래식’ 냉장고·전자레인지를 선보이면서 일찌감치 복고 마케팅을 진행했다.

유통업계는 이미 과거에 판매했던 제품을 다시 선보이는 방식을 쓰고 있다. 농심은 1990년대 초 단종된 해피라면을 30여 년 만에 재출시했고, 롯데제과는 작년 1990년 판매 당시 쓰인 포장 디자인을 적용해 치토스 콘스프맛을 선보였다.

해외도 예외는 아니다. 시니어 고객을 잡기 위해 갭, 제이크루 등 미국 캐주얼 패션 브랜드를 포함해, 명품 브랜드들도 앞 다퉈 시니어 모델을 기용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의 경우 70세 배우 헬렌 미렌을 모델로 기용해 주목받기도 했다.

이향은 성신여대 서비스디자인공학과 교수는 “복고 마케팅은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모든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효과를 가져온다”며 “부정적인 경제 지표가 많은 것을 고려해볼 때 업체들은 복고 마케팅을 지속해서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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