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일본에서 열리는 두 차례의 회의가 르노와 FCA의 400억 달러(약 46조 원) 규모 합병 계획을 되살리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FCA는 이달 초 르노와의 합병 제안을 철회했다. 르노 대주주인 프랑스 정부가 르노와의 연합 파트너인 일본 닛산자동차가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고 고집했기 때문.
닛산은 오는 25일 연례 주주총회를 연다. 이번 주총에서 주주들은 닛산 이사회에 급진적 변화를 일으킬 계획에 투표한다. 그들이 동의하면 닛산은 대다수 사외이사를 보유하게 될 것이다. 이는 새로운 경영체제 하에서 닛산이 갈등이 잇따랐던 연합 체제 대신 합병이 갖는 전략적 이점을 진지하게 살펴볼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별도로 회동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양국 정상이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 구속 이후 삐걱거렸던 르노·닛산 연합의 주요 이슈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르노와 FCA, 닛산 등 3개사 경영진 모두 논의를 다시 시작하기에는 각자의 조건이 까다롭다고 여기지만 합병 협상 재개에는 열려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자동차 사업의 경기 순환적 성격, 내년 예상되는 신차 판매 감소, 세계 각국의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충족하기 위한 비용 증가 등 합병을 추진해야 할 논리는 그대로라고 강조했다.
FCA는 르노와 합병하면 세계 3위 자동차 제조업체가 탄생하며 구매와 연구·개발(R&D) 부문에서 협력을 통해 연간 50억 유로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르노 임원들은 닛산 주총 결과가 FCA와의 새로운 합병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장 도미니크 세나르 르노 회장은 이번 주 닛산 주총이 열리는 일본 요코하마를 방문하고 나서 G20에서 마크롱 대통령에 합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