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파 가격이 폭락하면서 유통가가 농가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24일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국내 양파 가격은 2017년부터 지속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7년 5월 1㎏당 873원이던 양파 가격은 지난해 5월 589원으로 떨어진 후 올해 5월 517원까지 폭락했다. 농수산식품공사 관계자는 “양파 재배면적은 늘지 않았지만 양파 주산지에 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강수량 등 기상 여건이 예년보다 좋아 수확량이 크게 늘면서 양파 가격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양파 생산 농가들이 밭을 갈아엎는 등 어려움을 겪자 유통업계는 양파 소비 촉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GS수퍼마켓은 25일까지 노마진 판매 가격으로 양파 소비 촉진 행사를 진행한다. GS슈퍼마켓은 양파 주산지인 경북 예천, 전북 고창 지역의 10개 농가 지원을 위해 300t가량의 양파를 매입해 정상가보다 50%가량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지역 농가에는 수확에 필요한 비용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해 농가의 손실을 줄이고, 소비자에게는 정상 판매가보다 저렴하게 내놓는 셈이다. 가격은 햇양파(대·망, 3㎏)를 2480원에 판매하고, 행사 카드 (KB국민, 신한, 삼성, 팝카드)로 구매할 경우 1980원에 살 수 있다.
GS수퍼마켓 측은 “양파는 저장성이 높은 상품인 만큼 이번 농가 살리기 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이 필요한 물량을 사전 구매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농가에 힘이 되고, 소비자도 좋은 상품을 알뜰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도 27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9㎝ 이상의 대과 양파 2.5㎏ 한 망을 248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는 지난 5월 3980원에 판매하던 대과 양파를 이달 2980원으로 가격을 낮췄고, 양파 소비 촉진을 위해 27일부터 2480원으로 다시 한번 가격을 내린다. 이마트가 대과 크기의 양파를 할인 판매하는 이유는 양파가 역대 최고의 대풍으로 대과 생산은 크게 늘어났지만,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중과 사이즈는 줄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양파 할인행사와 함께 농식품부와 공동으로 매장에 양파의 효능과 요리법을 안내하는 고지물을 비치해 양파 소비 촉진을 위한 활동을 펼친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한 양파 소비 촉진에 힘을 보탠다. 현대백화점은 양파 가격을 최대 50%가량 할인해 판매하고, 백화점·아울렛 등 16개 점포 직원 식당에서 양파 메뉴도 확대해 운영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2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무역센터점·목동점 등 경인지역 7개 점포(압구정본점 제외) 식품관에서 ‘양파 무한 담기’ 행사를 실시한다. 현대백화점 측은 “양파를 투명 비닐봉지에 최대 13개 담을 수 있어 현재 현대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 중인 가격보다 50%가량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양파 생산량이 양파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치를 달성한 2014년 158만 t 톤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다행히 양파는 저장성 식품인 만큼 가격이 저렴할 때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양파 소비 촉진 행사를 활발히 진행해 농가 살리기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