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이 장기화하는 현대중공업 노사갈등

입력 2019-06-2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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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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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사 갈등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사안(물적분할)의 특수성’을 파업 장기화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25일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파업 관련 향후 전망에 대해 “예측하기 어렵다”며 “앞서 이러한 일(물적분할)로 인한 파업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조선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 노조의 이번 파업에 대해 “기존과는 결이 다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기존 파업의 경우 주로 임금이나 단체협약(이하 임단협)을 둘러싼 갈등이 원인이 됐다. 이는 노사간 금전적인 협상이 가능했다는 의미다.

반면 물적분할을 둘러싼 이번 파업은 협상 자체가 쉽지 않다. 노사가 서로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물적분할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다만 노조의 반발이 향후 더욱 격렬해진다해도, 회사 측이 물적분할 무효를 인정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물적분할 무효를 인정하면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에 차질이 생기는 탓이다. 이미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존속법인)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에 있어 회사 물적분할 다음 단계로 꼽히는 기업결합심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노조 또한 물적분할을 인정하지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측은 회사 분할 이후 단체협약 승계와 고용안정을 약속하며 대화를 촉구했으나, 노조 집행부는 ‘구조조정 가능성’을 이유로 대화를 거절했다. 이 상황에서 물적분할을 인정하면 노조 집행부는 향후 사측에 대한 협상력은 물론이고 내부 지지를 비롯한 ‘파업 동력’을 모두 잃을 수 있다.

한편, 그간 수세(守勢)로 일관하던 사측은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최근 조합원 330여명에게 이번주까지 인사위원회에 참석하라고 통보했다.

사측은 이 중 30명가량이 주총장 점거 과정에서 회사 기물을 파손하거나 사측 관계자를 폭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300여 명은 주총 관련 파업이 불법이라고 경고장을 수차례 보냈음에도 파업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조합원들로 알려졌다.

이는 불법 파업에 엄격하게 대응하겠다는 회사의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은 앞서 파업 과정에서 폭행을 저지른 조합원 3명을 해고 조치한 바 있다.

노조는 사측의 이같은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쟁의 참석한 조합원 대부분을 징계에 올리고 있는데, 이는 회사가 마음대로 쟁의를 불법으로 규정짓고 하는 조치”라며 “노조 탄압을 통해 조합원을 위축시키려는 것이 사측의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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