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수 출신 LG트윈스 한선태, 그가 부른 '거위의 꿈'

입력 2019-06-2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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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프로야구 1군 데뷔전에서 마침에 꿈을 이룬 선수가 있다. LG트윈스 투수 한선태가 그 주인공이다.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정식 야구부가 있는 학교를 나오지 않은 '비선수 출신(비선출)'의 한선태에겐 1군 마운드는 꿈의 무대였다.

25일 한선태는 잠실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 3-5로 뒤진 8회 초 LG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피안타 1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상대 선두타자 이재원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 안상현을 병살타를 잡으며 데뷔 첫 아웃 카운트를 만들었다. 이후 고종욱을 1루수 앞 땅볼로 잡으며 1이닝 무실점으로 데뷔전을 마쳤다. 전날까지 '육성선수' 신분이란 사실을 무색케 만든 깔끔한 투구 내용.

한선태의 야구 역사 자체가 남다르다. 다른 선수들처럼 야구부에서 야구를 배우고 시작하지 않았다.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야구를 잘 몰랐던 그는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보고 나서 야구공을 만졌다. 고교 야구부에도 들어가고자 했지만, 그마저 쉽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것이 그 이유다.

야구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선태는 병역을 마치고 독립구단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했다. 그곳에서 투구자세도 언더핸드에서 사이드암으로 바꿨다. 덕분에 146km에 달하는 구속도 생겼다. 일본 독립구단에서도 활약할 만큼 프로 데뷔를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해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신청서를 냈는데 10라운드 전체 95순위로 LG에 지명을 받았다. 이후 퓨처스리그에서 19경기 출전해 승 없이 1패, 평균자책점 0.36이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한선태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퓨처스리그에서 성적을 내자 류중일 감독과 최일언 투수 코치가 그를 눈여겨봤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정식 선수로 계약을 맺었다. 비선수 출신이 1군에 합류해 프로 데뷔전을 치른 역사는 이렇게 써졌다.

사회인 야구로 시작해 프로 1군 마운드에 꿈을 이룬 한선태는 앞으로 모든 순간이 KBO리그에서 최초로 기록된다. 그가 부르는 거위의 꿈은 아직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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