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의 새 대변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측근 스테파니 그리샴이 임명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악관에서는 대변인의 기자 회견이 3개월 이상 이뤄지지 않아 대변인 교체를 계기로 정부와 언론과의 관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스테파니 그리샴이 차기 대변인이 됨을 알려드린다!”며 자신의 측근으로 대변인을 맡아온 그리샴이 세라 샌더스의 후임으로 임명된다고 직접 밝혔다. 아울러 멜라니아는 “2015년부터 우리와 함께했다. 정부와 미국에 봉사하는 데 더 이상의 적임자는 생각할 수 없다”고 그리샴을 극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기자 회견에서 “그리샴은 멜라니아를 위해 훌륭한 일을 하고, 멜라니아도 마음에 들어한다. 언론 관계자들로부터도 사랑 받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3일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이달 말 퇴임해 고향인 아칸소 주로 돌아가겠다고 밝히면서 후임에 관심이 집중됐다. 2017년 7월부터 백악관 대변인을 맡아온 샌더스는 28일 물러난다.
WSJ에 따르면 그리샴은 지난 번 대통령 선거 때부터 트럼프 진영에서 일하며 트럼프 부부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아왔다. 백악관의 홍보 전략을 담당하는 공보국장도 겸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보국장 자리는 폭스뉴스 임원 출신인 빌 샤인이 올해 3월에 물러난 후 줄곧 공석이었다. 그리샴은 이번 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 회의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한다.
그리샴은 미국 서부 애리조나 주에서 공화당 의원의 대변인 등을 역임한 후 2016년 미국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트럼프 진영의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후에는 대통령 부대변인을 거쳐 멜라니아 부인의 대변인을 담당했다.
WSJ는 3월 11일 이후 이뤄지지 않은 백악관의 공식 언론 브리핑이 재개될지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언론 간의 논쟁이 격해진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백악관 대변인의 역할은 사실 크게 위축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