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부담 상쇄하려면 통화 약세는 필수”...트럼프, G20서 환율전쟁 포문 여나

입력 2019-06-2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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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ident Donald Trump is introduced to speak to U.S. military troops at Naval Air Station Sigonella, Saturday, May 27, 2017, in Sigonella, Italy. (AP Photo/Evan Vucci)
▲President Donald Trump is introduced to speak to U.S. military troops at Naval Air Station Sigonella, Saturday, May 27, 2017, in Sigonella, Italy. (AP Photo/Evan Vucci)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환율 문제를 와일드 카드로 꺼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미국 달러화 가치가 3개월 만의 최저치에 육박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달러 가치가 높다고 불만을 품고 있다”며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핵심 의제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5일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96.31로, 200일 평균 이동선 아래에 머물고 있다. 달러는 유로에 대해선 1.1373달러로 3개월 만의 최저치를, 일본 엔화에 대해선 107.43엔으로 1월 이후 최저치를 각각 기록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연내 한 차례 이상의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자 시장이 금리 인하에 확실하게 베팅하면서 달러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수준도 성에 차지 않는 모습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유럽과 중국이 경쟁 우위에 서기 위해 자국 통화를 저렴하게 유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연준에 대해선 “다른 국가들이 우리를 상대로 하는 것을 만회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내리고 (통화) 완화를 할 필요가 있는 때에 그들(연준)은 지금 고집 센 아이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미국 월가 금융기관들도 트럼프 행정부가 달러 약세를 조장할 것으로 보고 있고, 민주당 대선 주자 중 하나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달러의 적극적인 관리”를 제창해 달러 가치가 2020년 대선에서도 주요 이슈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국제 사회의 암묵적인 약속과는 괴리가 있다. G20 정상회의에 앞서 이달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G2O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는 “통화전쟁은 그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러나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그룹의 자크 팬들 이코노미스트는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출에 대한 관세 영향을 상쇄하게 되기 때문에 통화는 무역 협상에서 환율 문제는 불가결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번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도 환율 문제가 핵심 의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과의 최종적인 무역 합의안에 위안화 가치의 안정 보장을 포함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G20 담판’ 결과를 좌우할 수도 있는 민감한 사안이어서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당국자들이 이미 조치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권은 지난달, 통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국가에서의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 한편으로는 직접 달러 매도를 통한 환율 개입도 예상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미국이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설 리스크가 높다”고 봤다. BoA의 미쉘 마이어 이코노미스트와 FX 스트래티지스트인 벤 랜달과 아다시 신하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달러 가치 안정을 명분으로 미국 정부가 환율 개입에 나설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개입은 현대에 들어 전례가 없는데, 이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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