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도외시(度外視) ①

입력 2019-06-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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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개인주의가 팽배할수록 도외시하는 일이 많아지는 것 같다. 도외시는 ‘度外視’라고 쓰며 각 글자는 ‘정도 도’, ‘밖 외’, ‘볼 시’라고 훈독한다. 글자대로 풀이하자면 ‘정도 밖으로 봄’이라는 뜻이다. ‘度’의 글자 구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대개 ‘ 广+廿+又’로 이루어진 회의자(會意字:뜻과 뜻이 합해져서 이루어진 글자)로 보고 있다. ‘广(엄집 호)’는 집을 나타내고, ‘廿’은 ‘庶(여러 서)’의 생략형으로서 ‘여러 가지’라는 뜻이며, ‘又’는 초기의 한자 글꼴인 전서(篆書)를 보면 ‘손(手)’을 그린 모양이니 당연히 ‘손’을 뜻한다. 그러므로 ‘度’의 본래 뜻은 ‘집 안에 있는 여러 가지 물건들을 손으로 만지거나 재어서 헤아리고 가늠한다’이다. 헤아리고 가늠한다는 것은 곧 길이가 됐든 온도가 됐든 강약이나 비중이 됐든 그것이 ‘어느 정도’인지를 어림해보는 일이기 때문에 이로부터 ‘度’는 ‘정도(程度)’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여기서 뜻이 더 확장되어 모든 것을 재는 ‘도량형(度量衡)’의 의미를 갖게 되었고, 도량형은 법에 의해 규정해야 하므로 ‘법도’라는 의미로 확대되어 지금은 온도(溫度), 한도(限度), 제도(制度), ‘각도(角度)’, ‘농도(濃度)’, ‘심도(深度)’ 등 다양한 의미로 쓰이고 있다. 이처럼 ‘度’가 ‘정도’라는 의미의 추상명사로 굳어지면서 본래의 ‘헤아리다’라는 동사적 의미가 약해지자, ‘헤아리다’라는 본래의 의미를 보존하기 위해 ‘탁’이라는 발음을 별도로 취하여 ‘度’를 ‘헤아릴 탁’이라고 훈독하기도 하는데 ‘촌탁(忖度: 헤아릴 촌, 헤아릴 탁)’이라는 말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처럼 여러 뜻을 가진 글자인 ‘度’를 사용하여 만들어진 단어 ‘度外視’는 ‘정도 밖’ 즉, ‘내가 헤아릴 수 있는 범위 밖’으로 본다는 뜻이다. 국어사전은 도외시를 “상관하지 않거나 무시함”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때의 ‘視’는 ‘여긴다’, ‘간주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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