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테크놀로지가 스마트폰 부품의 50%를 한국 미국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화웨이의 스마트폰을 분해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26일 보도했다. 미국이 3000억 달러 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매기면 한국 일본은 물론 미국 서플라이 체인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이 지난달 자국 기업과 화웨이 간 거래를 금지시키면서 화웨이의 매출은 2년 간 총 30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아울러 화웨이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대수는 올해 20% 감소, 연간 4000만 대의 감산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네 번째 관세 폭탄을 투하할 경우 피해는 더 커진다. 모건스탠리는 만약 애플이 관세의 영향을 받으면 현재 999달러인 ‘아이폰XS’가 160달러 이상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뿐 아니라 미국의 중국 옥죄기는 스마트폰 서플라이 체인의 핵심인 한국 미국 일본 등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포멀하우트테크노솔루션즈가 화웨이의 신제품 ‘P30프로’를 분해한 결과, 부품 메이커의 국적별 비율에서 한국 미국 일본 3개국이 47%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미국 기업의 비율은 16%였다. 코닝의 커버 글래스 등 고부가가치 부품이 많았다. 일본은 소니 카메라를 비롯해 화웨이 스마트폰 부품의 23%를 차지했고, 한국은 8% 가까운 비중을 보였다. 화웨이는 산하 반도체 업체 하이실리콘을 통해 부품의 자급자족을 추진해왔다고 하지만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이야기다.
애플의 경우, 한국 미국 일본 3개국의 부품 의존도는 화웨이보다 높다. ‘아이폰XS’의 상위 기종은 미국과 한국의 비율이 각각 30%를 넘었고, 일본과 합하면 77%였다.
중국과 대만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부품 비용만 산출하고 조립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애플 제품은 대만 기업이 중국에서 집중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앞서 애플은 서플라이어에 대해 중국 생산의 15~30%를 다른 나라로 돌리도록 요구한 상태다.
니혼게이자이연구센터는 분석 결과, 미국이 국방수권법에 근거해 제재를 결정한 화웨이 등 중국 5개사의 생산이 막혀 미국 일본 유럽에서의 매출을 잃으면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대만 5개국의 주요 산업생산은 총 11조 엔 감소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중국은 90%를 차지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 대수는 14억 대였다. 시장 규모는 약 57조 엔이었다. 신문은 자유무역을 기반으로 쌓아올린 서플라이 체인에 힘입어 대형 제조업체들은 연간 수억 대의 고성능 제품을 싸게 생산할 수 있게 됐지만,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으로 인해 이 생태계가 혼돈으로 치닫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