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방한에 수주 기대감 커지는 건설업계

입력 2019-06-2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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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왕세자가 지난 26일 이틀 일정으로 한국을 찾으면서 국내 건설업계의 중동발 수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에너지 분야는 물론이고 도시개발 등 다양한 발주가 예상되는 만큼 이번 방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전날 청와대에서 회담을 갖고 원전 기술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현재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한 국내 기업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 수주를 위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어서, 이날 회담에서 이와 관련한 얘기가 오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나라는 회담 후 채택한 공동언론발표문에서 "모든 분야에 걸쳐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은 사우디 최초의 상용원전 사업의 입찰에 대한민국이 계속 참여한 것을 환영했다"고 밝혔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탈석유 에너지 계획 기조 아래 2030년까지 200억~300억 달러(약 22조~34조 원)를 투입해 1400MW급 원전 2기를 건설하기로 하고 예비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 조만간 2∼3곳의 예비사업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때문에 건설업계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번 무함마드 왕세자와 원전 건설과 수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을지, 그리고 이런 논의가 수주전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외에도 사우디는 국책사업으로 기존 석유 의존 경제에서 첨단기술과 투자 중심지로 탈바꿈하는 '비전 203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대형인프라 공사 등의 발주가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사우디는 지난 3월 총 380억달러 규모의 '리야드 개발 프로젝트' 4건을 발표했다. 킹 살만 공원, 스포츠 불러바드, 그린 리야드, 리야드 아트 등으로 이 중 가장 규모가 큰 `킹 살만 공원`은 용지 규모만 13.4㎢에 달하고 1만2000가구 규모의 부동산 건설사업도 포함된다.

신도시 개발 등의 경험이 많은 국내 건설사들이 우위에 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사업이다. 이외에도 사우디에서는 네옴 신도시 사업(5000억 달러)과 홍해 개발 프로젝트(100억 달러) 발주도 예정돼 있다. 스마트 시티 건설, 럭셔리 관광, 스포츠, 문화산업, 재생에너지 등을 포함하는 거대한 경제자유구역을 조성하는 사업 등으로 디벨로퍼를 꾸준히 준비하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로서는 기회의 땅이 될 전망이다.

이미 가시화된 사업도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한 마르잔 필드 가스공사의 수주가 유력하다. 현재 우선협상대상자 확정 통지만 남겨놓고 있으며 당초 무함마드 왕세자 방한 일정에 맞춰 공식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7월 중 최종 통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업은 전체 5개 패키지 중 2개 패키지, 총 수주액은 28억달러(약 3조24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원래 사우디는 우리 건설업계 최대 수주처 중 한 곳이었지만 최근 들어 중국과 일본의 자금력과 미국, 유럽의 기술력에 밀려 수주기회가 계속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 왕세자의 방한으로 외교력을 이용한 돌파가 이뤄질 경우 해외건설 제2의 부흥을 맞을 수 있는 만큼 건설업계의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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