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이란 무엇인가

입력 2019-06-28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곽진산 금융부 기자

문득 궁금했다. 금융이란 무엇인가. 온라인 국어사전에서 ‘금융(金融)’을 검색하니 이를 포함한 단어가 500개가 넘는다. 이 중 금융은 ‘금전을 유통하는 일’을 의미한다. 따라서 돈을 맡아 이자를 주고 반대로 이자를 받아 대출해주는 은행을 ‘금융기관’으로 부른다. 은행은 물론 보험사, 카드사 등 금전을 유통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는 기관을 그렇게 부른다. 이런 기관들이 잘 운영되도록 감독하는 기관이 금융감독원이며, 이러한 제도적 기반은 국가 기관인 금융위원회에서 마련한다. 그리고 여기에 종사하는 이들을 모두 금융인이라 한다.

금융인들이 활동하는 사회를 ‘금융계’라고 부르며, 다른 말로는 ‘금융시장’이 있다. 금융시장에는 자금이 이뤄지는 시장이란 추상적인 의미도 있다. 이런 단어를 포괄해 연구하는 분야는 ‘금융론’이라 한다. 금융인 또는 금융기관 등 가장 포괄하는 단어로는 ‘금융권’이 있으며 언론은 대개 이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금융과 관련되지 않는다는 뜻의 ‘비금융’이라는 단어도 존재한다. 금융과 관련된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니 금융이란 특정 영역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주어진 특권적 단어처럼 느껴진다.

일반 기업을 금융기업이라 부르지 않듯, 금융권에 종사하지 않는 이들을 우리는 금융인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들도 작은 이자라도 받기 위해 은행에 돈을 맡기고, 이자를 지출하면서 대출을 받는 데도 말이다. 금융이 금전을 유통하는 일이라면, 우리는 모두 금융에 일조한다. 그런데 일반 국민이 은행에 가면 금융인 대신 ‘고객’이라 불리고 금융감독원을 찾아가면 ‘민원인’이 된다. 아무도 금융고객 혹은 금융민원인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평범한 사람들은 전부 ‘비금융인’으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최근 한 일가족이 생활고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 흔히 말하는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 때문에 불어난 이자가 한 달에 250만 원에 육박했다고 전해진다. 분명 죽음에는 금융이 존재한다. 그럼 금융이 범인인가. 한편으론 이들을 구제할 금융제도는 있었으니, 어쩌면 금융에 책임은 없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책임지는 존재가 없으니 죽음의 이유에 금융이 있어도 아주 개인적인 비극이라고 여기면 된다. 어차피 그 죽음을 설명하는 단어에는 금융이 없기 때문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금상추에 배추·무까지…식품업계, 널뛰는 가격에 불확실성 고조 [식탁 지배하는 이상기후]
  • 단독 한달 된 '실손24' 60만 명 가입…앱 청구 고작 0.3% 불과
  • 도쿄돔 대참사…대만, 일본 꺾고 '프리미어12' 우승
  • "결혼 두고 이견" 정우성ㆍ문가비 보도, 묘한 입장차
  • ‘특허증서’ 빼곡한 글로벌 1위 BYD 본사…자사 배터리로 ‘가격 경쟁력’ 확보
  • [식물 방통위] 정쟁 속 수년째 멈춤…여야 합의제 부처의 한계
  • 이재명 오늘 '위증교사' 선고...'고의성' 여부 따라 사법리스크 최고조
  • 성장률 적신호 속 '추경 해프닝'…건전재정 기조 흔들?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5,855,000
    • -0.09%
    • 이더리움
    • 4,672,000
    • -1.06%
    • 비트코인 캐시
    • 714,500
    • +0.63%
    • 리플
    • 1,984
    • -2.84%
    • 솔라나
    • 351,600
    • -0.96%
    • 에이다
    • 1,423
    • -3.85%
    • 이오스
    • 1,177
    • +10.52%
    • 트론
    • 291
    • -1.69%
    • 스텔라루멘
    • 745
    • +2.34%
    • 비트코인에스브이
    • 96,550
    • -0.57%
    • 체인링크
    • 24,980
    • +3.44%
    • 샌드박스
    • 1,060
    • +74.0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