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美 블랙리스트서 제외될까

입력 2019-06-3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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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화웨이에 구명줄을 던져줬지만 안전한 정박지까지는 갈 길이 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에 대한 금수 조치를 사실상 해제하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같이 전망했다. 미국의 안보 상 문제가 없는지 검증될 때까지 트럼프가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서 배제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폐막 후 기자 회견에서 화웨이에 대한 금수 조치와 관련해 “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할 수 있도록 일부 허용하겠다”고 했다. 그는 “대량의 미국 제품이 화웨이의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며 “거래를 계속해도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5월 정부의 허가없이 미국 기업으로부터 부품 등을 구매할 수 없도록 금지한 엔티티리스트(EL), 이른 바 블랙리스트에 화웨이와 68개 관계사를 추가하고, 동맹국에도 거래 제한 조치에 동참하라고 압박했었다. 그러다가 이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계기로 입장을 바꿨다.

화웨이는 지난해 12월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캐나다에서 체포된 가운데 미중 간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국제 무대에서 궁지에 내몰렸다.

하지만 트럼프가 미국 기업과 화웨이 간 거래를 일부 허용했어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미국 상무부가 블랙리스트에서 화웨이를 제외시킬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메시지도 애매모호했다. 그는 화웨이의 안보 우려에 대해 “매우 복잡한 문제다. 무역 협정에서 어떻게 되는지 보고 싶다”고 덧붙이며 계속 주시할 생각을 나타냈다.

미국 싱크탱크 뉴아메리카의 샘 색스 펠로우는 이번 결정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에게 더욱 강경한 자세를 요구해온 일부 미국 정치인들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미국 당국자들은 화웨이 장비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중국이 네트워크를 감시하거나 무너트리는데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반발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시 주석과의 회담 후 화웨이에 대한 제재 일부를 완화해줬다.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시 주석과 미국 기업들에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내놨다.

색스 펠로우는 “화웨이 거래에 대한 반발은 중국의 또다른 통신장비업체 ZTE 때보다 10배는 더 나쁠 것”이라며 “하지만 금지 조치를 유지한다는 것은 중국이 협상에서 양보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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