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제'…택배업계 체감은 '천양지차'

입력 2019-07-01 16:57 수정 2019-07-0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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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택배기사는 일하는 만큼 벌어 52시간 무용지물vs정규직 쿠팡맨은 철저준수

1일부터 특례 업종에서 제외됐던 300인 이상 사업장에도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면서 향후 택배업계에 이 제도가 어떻게 적용될지 관심이 쏠린다. 택배업계의 경우 소속 업체와 직무에 따라 근무환경이 천차만별이라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 한진 등 물류업체에 소속된 일반적인 택배기사들은 주 52시간제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택배사→대리점→택배기사'로 이어지는 고용 구조에서 택배기사는 택배사가 아닌 대리점과 계약한다. 이는 택배사가 택배기사 개인의 수입을 보장할 의무가 없다는 뜻이다.

택배사가 택배기사의 임금을 보장하지 않지만, 택배기사가 배송 물품 건당 수수료를 챙기는 구조에서 배송 물량 증가는 수입 증가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 택배업계의 경우 '일하는 만큼 벌어가는' 시장이다.

따라서 주 52시간제 도입에 대한 현장 분위기는 다소 회의적이다.

택배기사 A씨는 “실제 현장에서 주 52시간 근무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며 “상황에 따라 오전 7시30분이나 9시쯤 출근하는데, (할당 물량) 배송을 마치고 오후 6시 이전에 퇴근하는 동료를 거의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택배기사에게 근무시간을 할당하는 것은 수입을 줄이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반면 실제로 택배기사와 같은 배송 업무를 수행하지만, 회사와 직접 고용 계약을 맺고 있는 인력의 경우 주 52시간제의 테두리 안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쇼핑몰인 쿠팡이 고용하고 있는 '쿠팡맨'이 대표적 사례다.

쿠팡에 따르면 쿠팡맨의 경우 '1일 10시간 근무'가 원칙이다. 일주일 근무 시간은 5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다.

쿠팡은 택배사와 다르게 쿠팡맨과 직접 고용 계약을 맺고 있어 이들의 임금을 보장해야 한다. 쿠팡맨의 평균 연봉은 40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쿠팡 측은 쿠팡맨이 "일반적인 택배기사와는 다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택배업체는 위탁 계약을 체결해서 타인의 물건을 전달하지만, 우리(쿠팡)는 우리의 물건을 우리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라며 "배송 직원을 따로 둔 것이라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이달 기준 4600여 명 이상의 쿠팡맨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물류업체 사무직 직원이 역차별 당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사업장 업종을 기준으로 특례 여부를 결정하면서 일반 사무직임에도 주 52시간제를 적용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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