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정책][종합] "세금 깎아줄 테니 투자해달라"…결국 기업에 손 내민 정부

입력 2019-07-03 09:10 수정 2019-07-0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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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율 인상 등…"대기 프로젝트 하반기 집중 투자 기대"

정부가 기업 설비투자에 대한 세제혜택을 한시적으로 확대한다. 내수가 침체된 만큼, 내년 이후로 계획된 투자를 올해 하반기 중으로 앞당겨달라는 취지다.

기획재정부는 3일 발표한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투자 촉진을 위한 ‘세제 인센티브 3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생산성 향상시설에 대한 투자세액공제율을 법 개정안 통과일로부터 1년간 현행 1%(대기업)·3%(중견기업)·7%(중소기업)에서 2%·5%·10%로 상향 조정하고, 투자세액공제 적용대상 및 기간을 확대하는 게 골자다. 투자세액공제 적용대상에는 물류산업 첨단시설과 의약품 제조 첨단시설(이상 생산성 향상시설), 송유관·열수송관과 액화석유가스(LPG)시설·위험물시설(이상 안전시설)을 추가하고, 일몰을 올해 말에서 2021년 말로 연장한다. 가속상각제도도 내년 6월까지 6개월간 한시적으로 확대한다. 대기업에 대해선 생산성 향상시설과 에너지 절약시설을 추가하고,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선 허용한도를 50%에서 75%까지 확대한다.

방기선 기재부 차관보는 “(이를 통해) 대기 프로젝트가 있는 기업은 시기를 앞당겨서 하반기에 집중 투자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10조 원+알파(α)’ 수준의 투자 프로젝도 추진한다. 행절절차 처리와 이해관계 조정을 통해 4조6000억 원 규모의 화성 복합테마파크, 2조7000억 원 규모의 대산산업단지 내 중질유 원료 석유화학단지(HPC) 공장, 5000억 원 규모의 양재동 연구개발(R&D) 캠퍼스, 수도권 MICE(회의·인센티브관광·국제회의·전시) 시설의 조기 착공을 추진한다.

공공기관도 공공주택과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을 중심으로 올해 투자액을 1조 원 이상 늘린다. 반도체·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분야 시설자금 등에는 대출·보증을 비롯한 정책금융 규모를 5조 원에서 10조 원으로 확대한다.

내수 활성화 차원에선 10년 이상 노후 경유차를 경유차가 아닌 신차로 교체할 때 100만 원 한도로 개별소비세를 인하해주던 것을 15년 이상 모든 노후차에 한시적으로 적용한다. 고효율 가전기기를 구입 시에는 한국전력공사가 구매금액의 10%를 가구당 20만 원 한도로 환급한다. 가전기기 구매 지원은 한전 복지할인 대상에 대해 8월부터 시행한다. 또 관광 활성화를 위해 코레일 하나로 패스를 지역 제휴상품과 연계해 출시하고, 방학기간 SRT 프리패스(7일)을 신설한다. 가족 3세대가 동행 여행 시에는 SRT 운임의 30%를 할인해준다.

수출 기업에 대한 지원도 대폭 늘린다. 수출 증가세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하반기 중 정책금융을 7조5000억 원 추가 공급하고, 2조5000억 원 규모의 수출기업 전용 투자촉진 프로그램도 가동한다. 수출보험 한도도 확대한다. 지역 투자 촉진을 위해선 5조 원 규모의 ‘지역개발투자플랫폼’을 신설해 도시재생 등을 지원하고,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거나 지방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때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한다.

아울러 정부는 경제체질 개선과 미래 대비를 위해 지능형 로봇 등 전후방 연관효과가 큰 산업을 중심으로 ‘8대 선도사업’에 4대 사업을 추가한다. 9월 중에는 유망 신식품 분야 육성을 위한 ‘식품산업 활력대책’을 마련한다.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 측면에선 정년퇴직 근로자를 재고용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학교시설 활용과 기능을 다양화시킨다. 3분기 중으로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 논의를 토대로 단기적으로 추진 가능한 과제를 우선 발표할 계획이다.

기존에 추진했던 정책 중 부작용이 발생한 정책에 대해선 보완방안을 마련한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는 일자리안정자금과 근로장려금(EITC)을 활용해 최저임금 인상의 충격을 덜고, 계도기간을 부여하고 재량근로제 대상을 확대하는 등의 방식으로 주 52간제 연착륙을 도모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우리나라가 올해 2.4~2.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전망(2.6~2.7%)보다 0.2%포인트(P) 낮은 수치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지난해보다 각각 4.0%, 2.8% 줄고 수출(통관)도 5.0% 감소할 것으로 봤다. 그나마 민간소비가 2.4% 늘며 증가세를 유지하고, 취업자 증가 폭도 20만 명대를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억원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생각보다 대외여건이 크게 악화했는데, 세계 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 경제의 특성상 수출과 투자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내년부턴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국장은 “내년 전망은 세계 경제가 큰 변수인데, 대부분 국제기구가 올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봤다”며 “반도세 업황도 늦어도 내년엔 반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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