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인베브의 아시아법인인 버드와이저브루잉컴퍼니APAC(이하 버드와이저APAC)가 이달 홍콩증시 상장을 통해 최대 98억 달러(약 11조4327억 원)를 조달할 계획이며 이는 올 들어 세계 최대이자 식품·음료 기업 중 역대 최대 규모라고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버드와이저APAC는 소매판매 기준 아시아 최대 양조업체다. IPO 공모 예상가 범위는 주당 40~47홍콩달러로 잡았으며 총 16억3000만 주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에 IPO 조달액은 83억~98억 달러에 달해 5월 우버테크놀로지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면서 세웠던 올해 최대 기록인 81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한편 현재 식품·음료 기업 최대 IPO는 2001년 크래프트푸즈의 86억8000만 달러다. 또 초과배정옵션이 시행되면 버드와이저APAC IPO 자금조달 규모는 최대 112억 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다.
버드와이저APAC는 이날 글로벌 로드쇼에 돌입했으며 19일 홍콩증시에서 첫 거래에 들어간다.
이번 상장은 모회사인 AB인베브의 부채 부담을 덜고 아시아법인의 인수·합병(M&A)에 실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버드와이저APAC는 한국과 중국 호주 인도 베트남 등이 주요 시장이다.
버드와이저APAC의 IPO 규모는 그만큼 투자자들이 아시아시장에서 AB인베브가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굳게 믿고 있다는 증거라고 WSJ는 풀이했다. AB인베브는 북미시장에서 젊은이들의 취향이 맥주에서 위스키 등으로 변하는 것은 물론 술을 삼가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시장에서는 젊은 세대가 맥주를 선호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AB인베브 전체 매출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8%에 달했다. 금액상으로 아시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 늘어난 84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버드와이저는 중국에서 소매판매 기준 3위 맥주브랜드다. 또 AB인베브는 중국 5위 브랜드인 하얼빈맥주도 보유하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오는 2021년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맥주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