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모럴리티(Morality)와 모탈리티(Mortality)

입력 2019-07-0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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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에는 사업 아이템, 영업과 마케팅, 관리 등의 기본적인 요소가 있다. 사업의 성공은 이러한 요소가 각각의 경쟁력과 균형을 갖출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업의 성공 요소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있다. 혹자는 제품과 서비스의 질, 가치, 편의성을 강조한다. 혹자는 트렌드와 타이밍, 시장의 규모로 보기도 한다. 브랜드 전략가인 줄리안 황은 △필수적인가 △편의성이 있는가 △독보적인가로 판단한다.

필자는 사업성공의 요소를 트렌드와 제도라고 본다. 제도는 사업의 성패를 가늠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필자는 신사업 전개와 투자 판단에 있어 제도적 요인을 면밀히 검토한다. 어찌보면 법이라는 울타리는 그 안에서 자유롭게 수행하도록 허용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람이 기업을 경영한다는 점에서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필자는 도덕성이라고 생각한다. 칸트가 말한 “하늘엔 빛나는 별, 내 마음엔 도덕률”이 그것이다.

사업에서 도덕성은 기본이다. 높고 큰 건물을 지으려면 기초가 튼튼해야 하듯 지속가능한 사업을 하려면 도덕과 윤리의 기초를 깊이 내려야 한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과 영업방식 그리고 시장 규모가 커서 성장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비윤리적이라면 그 사업이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다.

부도덕과 불법의 대명사는 미국의 에너지 기업 ‘엔론’이다. 이들의 회계 부정으로 수만 명이 수십억 달러의 피해를 보았고 공범인 회계법인 아더 앤더슨은 문을 닫았다. 한국 대기업의 불법과 부도덕의 사례는 신문지상의 단골 메뉴다.

최근 정태수 한보 회장은 2000억 원 이상의 국세 최고 체납자로 오명을 남기고 해외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아들 정한근은 21년간 도피생활을 하다가 체포되었다. 현재 진행 중인 삼바 사태, 코오롱 인보사 사태, 유명 엔터사 임원과 소속 연예인의 마약과 성접대 사건 등이 발생했다. 사건이 발생하면서 회사 가치 수천억 원이 증발했고 아무 잘못 없는 소액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았다.

중소 벤처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5년 전 타 회사의 상표와 아아덴티티를 도용하여 형사처벌을 받고 민사소송의 피고가 된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상장을 준비하고 있지만 상표 도용이라는 불법행위로 인해 상장적격심사를 통과할지 의문이다.

모럴리티(Morality·도덕성)가 무너지면 모탈리티(Mortality·사망)가 온다.

일본 사람들이 존경하는 기업인 세 명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윤리와 도덕에 기초한 기업철학과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파나소닉의 창업자 마쓰시다 고노스케.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 혼다의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가 그들이다.

그중 파나소닉은 101년 된 회사로 그룹 매출의 1% 이상을 사회공헌에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80조 원, 세계 60위 규모이다. 후계가 아닌 임직원들이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마쓰시다의 기업은 사회의 공적 그릇이라는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교세라를 세계 1위의 세라믹 기업으로 일구었다. 은퇴 후 만성 적자로 위기에 처한 일본항공의 사장으로 추천받았다. 연봉 1엔의 조건으로 수락하여 일본항공을 정상화시켰다. 저서 ‘왜 사업하는가’에서 그는 일본의 정신인 화(和)를 강조하며 기업의 공익적 가치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애덤 스미스는 “가난한 사람들을 불쌍히 여겨 빵공장을 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빵공장이라 하더라도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든다면 사회적 기업이다. 문제는 동기이고 우선순위이다. 사업을 하는 이유가 혼자만 잘 살기 위함인지 더불어 잘 살아가기 위함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양적 성장과 질적 성숙이 균형 있게 함께 가야 한다.

혼다 창업 회장인 혼다 소이치로의 책 ‘좋아하는 일에 미쳐라’의 한 단락을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경영자의 필수 덕목이다. 나는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 없다면 훌륭한 기술을 발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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