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로 자리 옮기는 라가르드 IMF 총재...후임은 누구?

입력 2019-07-0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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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 총재에 내정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AFP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 총재에 내정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AFP연합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임기를 끝내기도 전에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에 내정되면서 차기 IMF 총재 자리를 둘러싼 물밑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 정상회의는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임시 정상회의에서 오는 10월 임기가 만료되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후임으로 라가르드 총재를 지명했다. 이외에 EU 행정부 최고 수반 격인 집행위원장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을, 도날트 투스크 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후임으로는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를,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에는 호세프 보렐 전 스페인 외교장관을 각각 내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라가르드 총재가 2021년까지인 임기를 못 채우고 떠나게 되면서 후임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IMF 수장은 유럽 출신이 도맡아왔는데, 이 관례를 유지할지, 아니면 신흥국에서 최초의 총재를 기용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1945년 이래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IMF는 항상 유럽 출신이, 세계은행(WB)은 미국 출신이 이끄는 게 불문율이었다. 라가르드의 전임자인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도 프랑스 출신이었고, 현재 공석인 WB도 얼마 전까지 미국 국적인 김용 씨가 이끌었다.

이 불문율은 도널드 트럼프 정권 들어서도 깨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용 씨의 후임으로 미 재무부 차관인 데이비드 멀패스를 지명했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 등의 국가들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짐을 반영하기 위해 신흥국 대표를 IMF 수장 자리에 추대하는 움직임도 일부 국가에서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라가르드가 임기를 2년 가량 남겨두고 차기 ECB 총재로 지명된 만큼 이같은 논의는 조만간 크게 불거질 것을 확신했다. 더구나 라가르드 총재가 차기 ECB 총재 지명이 승인될 때까지 IMF 업무를 보지 않겠다고 하면서 IMF 총재 자리는 당분간 공석이 된다. 다만 데이비드 립톤 IMF 수석 부총재가 총재 대행을 맡는다.

2016년 라가르드가 2기째를 맞이했을 때 입후보에 반대는 없었지만, 처음 총재직에 도전한 2011년에는 다른 경쟁자가 있었다. 다만 신흥국들이 단일 후보로 결속하지 못해 라가르드는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당시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를 쉽게 누를 수 있었다.

라가르드의 후임으로는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와 라구람 라잔 전 인도중앙은행 총재, 싱가포르 중앙은행인 싱가포르통화청(MAS)의 타르만 샨무가란트남 회장, 크레디트스위스그룹의 티잔 타엄 최고경영자(CEO)와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PIMCO)의 전 CEO로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인 무하마드 엘-에리언 등이 거론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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